[뉴스핌=이동훈 기자] "택시요금 인상이요? 그거 해봐야 개인택시들이나 좋지 우리 같은 법인 택시 기사들은 오히려 더 겁이 납니다"
오는 20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전국 택시의 80%를 세우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택시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이른바 '귀족 기사'들과 '서민 기사'들의 생각 차도 여전하다.
택시업계를 대변하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100원대의 LPG요금을 700원대로 내려주거나 요금인상, 그리고 감차보상대책 등 생존권 사수를 주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새와 같은 불황에 택시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해결책은 결국 요금인상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가 올라버린 LPG요금을 현재의 70%대로 내려달라는 것도 실현가능성이 없고, 감차 보상대책이란 것도 실상 혈세 투입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딱부러진 대책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택시업계는 요금인상을 겨냥하고 그에 대한 명분쌓기를 위해 LPG요금 인하를 '덤'으로 끼워넣은 것이고, 정부는 정부대로 가장 손쉽게 택시기사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이 요금인상이다.
하지만 요금인상의 이면에는 웃고 있을 수 만은 없는 택시업계 구성원이 있다. 바로 법인 택시 기사들이다.
법인택시는 요금 인상 후 승객들이 요금 탄력성에 따라 택시이용을 주저하다 다시 예전처럼 택시를 이용하게 될때까지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사납금을 인상한다. 하지만 사납금 인상폭이 요금 인상폭을 넘을 때가 많아 법인 택시 기사들의 사납금 입금 고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택시업계가 요금인상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LPG가격 인하도 현실화 될 경우 기사들에겐 사납금 인상으로 이어질게 뻔하다. 결국 2~3년마다 반복되는 택시 요금 인상 주장은 택시 업계의 주류인 법인 택시회사 사업자와 개인택시의 입장이 맞아 떨어져 일어나는 현상으로, 법인 택시 기사들에겐 오히려 '악몽' 같은 일이 되고 있는 셈이다.
택시업계의 주기적 요금인상과 사납금 인상은 지자체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흐지부지 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앞서 오세훈 전 시장과 박원순 현 시장이 문제 해결에 의지를 나타냈지만 오세훈 시장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박 시장도 현재까지는 관심만 보이고 있는 상태다.
물론 택시는 특성상 완전월급제가 쉽지 않고, 법인택시 사업자도 이윤 추구를 위해 사납금 인상은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주류의 입장에서만 모든 상황을 바라봐서는 안될 것이다. 택시요금 인상 파동을 차갑게 바라보는 눈에는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 뿐 아니라 함께 '택시로 밥을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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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