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지표 부진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미국과 독일 국채가 상승했다.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 상승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 유로존 부채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26일(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1.95%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2bp 떨어진 3.12%를 기록했다. 7년물 발행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날 7년물 수익률이 4bp 내린 1.32%를 나타냈고, 5년물도 3bp 하락했다.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필요 시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발언한 데 따라 양적완화(QE) 가능성에 다시 시선이 쏠린 한편 경제지표 부진 역시 국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8만8000건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CRT의 데이비드 아더 채권 전략가는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예상보다 높을 뿐 아니라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RBS의 빌 오도넬 채권 전략가는 “경제지표 부진과 유럽 부채위기가 국채 상승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이미 가격 부담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 맞물리면서 국채 시장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팽팽하다”고 전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7년물 국채 발행도 성공적이었다. 재무부는 29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1.347%에 발행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인 동시에 시장 전망치 1.357%를 밑도는 것이다.
독일 국채 역시 경제지표 악화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떨어진 0.09%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로 밀렸다.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6bp 하락한 1.68%를 기록했다. 4월 유로존 경기신뢰지수가 92.8로 전월 94.5에서 하락, 예상보다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데아 은행의 니얼 프롬 애널리스트는 “독일 국채 수익률 하락은 시장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시장은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 하강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국 국채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스페인 국채 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금융권의 구제금융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라 하락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상승한 5.83%에 거래됐고, 이에 따라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9bp 상승한 415bp로 벌어졌다.
이탈리아는 국채 발행 금리가 또 한 차례 크게 뛰었다. 85억유로 규모의 6개월물 국채 발행 금리가 1.772%로 지난달 1.119%에서 상당폭 올랐다.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5.71%까지 상승했으나 보합권인 5.64%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