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동북아 지역 자금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이 지역의 패권을 놓고 다투던 일본과 중국의 위상이 뒤바뀌고 있는 것.
과거엔 일본 자금이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중국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며 일본 기업들의 인수 합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본의 대지진 이후 피해 복구와 사업 재건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달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을 중국 기업들이 인수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중국과 일본, 양국 간의 자본 흐름이 역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의 사모펀드인 호니 캐피탈은 일본의 D램 반도체 생산기업인 엘피다를 인수하기 위해 미국 TPG와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엘피다는 글로벌 3위권의 반도체 생산업체로, 최근 경영 상황 악화로 인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또한 지난달 중국의 혼하이정밀산업은 일본 샤프 전자의 지분 1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업체인 파나소닉 역시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에 가전 사업 일부를 매각했으며,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보는 일본 NEC와 지난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최근 일본과 중국 양국 간의 투자 자금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로, 최근 엔화 강세로 인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10년간 양국간의 자본 흐름은 일방적으로 일본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의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 적극적인 투자를 나섰던 것.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자본 흐름이 역전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상당수 사업 부문을 중국 기업에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편,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며, 중국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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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