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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총선 전장을가다④울산북구] ‘경제통’ 박대동 VS ‘실력파’ 김창현

기사입력 : 2012년04월02일 13:25

최종수정 : 2012년04월03일 17:41

- 여야 교차 당선된 최대 격전지…5번째 맞대결 승자는?

19대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29일 시작됐다.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정치권력을 누가 쥐느냐의 갈림길이다. 특히 여야가 전력을 기울여 사수하고자 하는 격전지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전장(戰場)이다. 뉴스핌은 4·11 총선 격전지 중 특히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후보들이 맞붙은 수도권과 지방 각 10곳씩을 찾아 생생한 현장르포를 시작한다.<편집자주>

[울산=뉴스핌 최주은 기자] 보수 텃밭인 PKU(부산·경남·울산)에서 진보 성향을 조금씩 드러내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가 노동자도시인 울산이다. 특히 울산 북구는 최근 네 번의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국회의원을 번갈아 배출시킨 바 있는, 보수세가 센 지역이어서 새누리당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지역구다.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최근 한 달 사이 부산, 경남, 울산을 잇따라 방문한 것도 그 만큼 이 지역 기류가 심상찮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6대 총선부터 중구에서 분리된 북구 선거구는 총선 때마다 여야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울산지역 최대 격전지였다. 옛 한나라당 윤두환 전 의원과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이 그동안 재선거를 포함해 두 차례씩 번갈아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19대총선에선 조승수 전 의원이 선거구를 남구갑으로 옮김에 따라 새누리당에서는 박대동(60)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내세웠고, 통합진보당은 야권단일 후보로 김창현(49) 전 울산 동구청장을 출전시켜 1대1 맞대결 구도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새누리당 박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본선 도전이다. 윤두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인해 실시된 지난 2009년 4·29 재선거 후보로 첫 선거를 치렀다. 예금보험공사 사장직을 던지고 시작한 단기간의 선거운동에서 2만1313표를 획득해 41.37%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2만5356표로 49.20%의 득표율을 기록한 조승수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같은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수헌 후보가 4848표(9.41%)를 얻으며 선전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통합진보당 김 후보 역시 이번 출마가 처음은 아니다. 울산 동구가 근거지였던 김 후보는 지난 2009년 4·29 재선거 출마를 위해 북구로 이적, 출사표를 던졌지만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진보신당 조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조 의원이 선거구를 이전함에 따라 일찌감치 당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도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을 눌러 진보세력을 대표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었다.

◆박대동 “이념정치 아닌 생활정치 구현”

▲북구 호계동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 <사진=최주은 기자>

기자가 울산 북구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를 찾은 지난 30일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였다. 선거사무소에서 박 후보를 만났을 때 그는 비에 흠뻑 젖어 있는 모습이었다. 날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사람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보고 싶다는 게 그의 의지다.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손님들로 북적댔다. 지인들을 비롯해 그를 응원하려고 찾아온 주민도 상당수다. 박 후보는 그런 손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또 다시 주민들을 만나보기 위해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공교롭게도 전일 박대동 후보 선거 유세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때문에 박 후보는 선거 유세차량 없이 걸어서 시민들을 대해야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오히려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는 박 후보는 “울산이, 특히 북구가 진보 성향이 강하다”며 “이념정치가 아닌 생활정치 구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울산의 인구가 전국에서 두번 째로 팽창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인프라 구축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문화시설, 학교 등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울산이 노동자 도시 성격이 강해 상당수 주민들이 직장에 매여 있어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정치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을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역구 관리와 지역 개발 사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예산확보는 중앙부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제가 적임자”라며 “노동자 많은 도시에 일자리 없는 일이 없도록, 소외된 청년이 없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창현 “MB정권 제대로 심판, 여소야대 만들어야”

▲북구 화봉동에서 선거송에 맞춰 율동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사진=최주은 기자>

#“김창현 찍으께. 그럼 1번 찍으면 되재?”
“아이고~ 어무이 1번 찍을라면 고마 하루 쉬이소(웃음).”

#“한 사람이 명함 10장 모으면 선거 당선되다 하드라. 그만큼 돌아댕겨래이~”

김창현 후보를 찾아갔을 당시 지역 방송에서 취재가 나와 있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를 그는 재밌게 풀어내고 있었다.

참모진들과 모여 있는 테이블에서 김 후보는 여유있는 태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국회의원 후보라 해서 딱딱하거나 중압적이지 않았으며 참모진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식 선거운동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김 후보는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하고 친인척 비리, 내곡동 사저 문제 등 정치 자체를 엉망으로 만든 MB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로 가야한다”며 “실력 있는 일꾼을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보다 여소야대를 만들어 현 정권을 심판하고 정치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창현 후보 역시 울산이 인구에 비해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노동자가 많은 울산 지역에선 노동문제를 근시안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당면과제인) 노동 시간과 비정규직 문제를 대변하고 풀 적임자는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비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이전의 북구는 새누리당이 아니었느냐. 정당의 크기와 힘 문제가 아닌 실력 있는 정치인을 선출해 시민들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서울에서 뵙자”며 “울산 북구가 팽팽한 백중전 상황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 변수는 현장 결집력”이라며 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민들 “지역구 현안에 관심 있는 후보 뽑겠다”

비가 와서일까?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또 길거리를 다니는 시민이 있다 해도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이 적거나 궂은 날시 탓인지 가던 발걸음만 재촉하는 상황이다.

북구 화봉동 휴먼시아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부(42)는 “이사 온 지 얼마 안됐지만,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아 정보를 얻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듣기도 많이 했다”며 “이번에는 바꿔봐야 하지 않나”라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그는 “7번 국도가 많이 막히는데 확장공사가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지역구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우선적으로 처리해줄 국회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 호계동에 거주하는 택시운전사(56)는 “박대동 후보가 중앙부처에 근무한 이력도 있고 또 지난번 선거에서 아깝게 패한 적 있어 심기일전해 북구 주민들의 현안을 돌봐줄 것 같다”며 “당이 아닌 사람을 봐서도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호계동에서 등산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48)는 “서민 밀집 지역에서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후보를 지지한다”며 “서민들을 위해 현 정권이 한 게 무엇이냐. 정권심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가 번갈아 당선된 울산 북구는 올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두 후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선호도도 엇갈리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될지 예상이 쉽지 않은, 그야말로 격전지란 느낌을 강하게 받은 울산 북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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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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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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