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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③일감몰아주기] 여야 "공정경쟁 어긋나 규제해야" 비판

기사입력 : 2012년02월27일 11:44

최종수정 : 2012년02월27일 11:44

- 광고·시스템통합(SI)·물류 등 내부거래 집중…재계 "효율성 감안해야"

여야 정치권이 4·11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재벌개혁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의 경제규모가 국내 전체 경제의 50%를 넘을 정도로 재벌의 경제 집중화 현상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재벌그룹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 순환출자를 통한 몸집불리기,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골목상권 침범 등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일각에선 '대기업 때리기'라는 비판도 제기하지만,  양대 선거가 있는 올 한해 동안 재벌개혁 이슈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스핌은 재벌개혁을 위해 현재 여야가 제시하는 정책은 무엇인지, 어떤 실효성을 기대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뉴스핌=김지나 기자]  재벌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는 단기간에 막대한 이익을 불려 급성장시키는 수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총수 일가가 회사를 설립하면 그룹 계열사들이 이 회사에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주거나 물건을 높은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그들만의 거래’를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총수일가는 계열사를 바탕으로 수월하게 부를 확대하고 재벌 3·4세 등 총수 자녀들은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해 기업을 물려받는 일이 허다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계열사 부당지원 금지, 내부 거래 공시 등의 규제에 나서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재벌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를 자제할 것을 압박한 나머지 올초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은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 광고·시스템통합(SI)·물류 내부거래 70% 넘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광고·시스템통합(SI)·물류 분야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의 70% 넘게 차지했다.

공정위가 55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의 광고·시스템통합(SI)·물류 등 3개 분야 총 20개 업체의 내부거래 현황과 사업자 선정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광고 분야에서는 제일기획(삼성), 이노션(현대차), SK마케팅컴퍼니 등 8개 회사가 조사대상이었으며 시스템통합은 삼성 SDS, LG CNS, SK C&C 등 8개 회사, 물류는 현대 글로비스, 삼성전자 로지텍 등 4개 회사가 조사 대상이었다.

이 3가지 분야는 2010년말 기준 20개 업체 매출액 12조 9000억원 중 71%인 9조 2000억원을 차지했다. 또한 내부거래의 사업자 선정방법은 수의계약이 80%나 차지한 반면 경쟁입찰은 12%에 그쳤다. 

더욱이 대기업 계열사들은 수의계약을 일감을 딴 후에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면서 속칭 ‘통행세’ 명목으로 차익을 챙기는 사례도 많았다. 

공정위 측은 “이 통행세 경우는 재벌기업들이 편법을 동원해 이익을 올리려, 계열사에 수의계약으로 부당하게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글로비스가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운송 및 복합물류회사인 글로비스는 최대주주가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다. 이 회사는 2010년 매출액 5조 8340억원을 거뒀다. 설립 첫 해 매출 1985억원이던 회사가 10년만에 매출액이 29배로 급성장한 것이다.

◆“공정경쟁 어긋나”…여야, 규제 대책 한 목소리

일감몰아주기는 재벌기업의 계열사가 아닌 다른 경쟁업체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반 기업들은 수주 기회 자체를 그만큼 잃어 설 땅이 좁아질 뿐 아니라, 해당 산업의 공정한 경쟁과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특히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재벌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중소기업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여야도 이러한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4·11 총선을 앞두고 쏟아내는 경제관련 정책에도 이와 관련된 규제방안을 포함시켰다.

새누리당은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을 위해 ▲정기적 내부거래 실태조사 및 친족회사의 내부거래 정기 직권조사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적인 법 집행 강화 ▲경쟁입찰 확대를 위한 공시대상 확대 및 계열사간 수의계약 비중 높은 기업에 대한 직권조사 실시 등을 내놨다.

박근혜 비상대책 위원장은 재벌개혁 공약 관련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추구 행위와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침해 같은 일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2·3세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한 대주주 일가에 증여세·상속세 과세, 수혜자에게는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신고하지 않을 경우 조세포탈범으로 처벌 ▲고의적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 적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일감몰아주기 등을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로 규정하고 관련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재계는 정치권이 일감몰아주기 근절에 나서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거래는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한 두 번 거래로 끝내고는 효율성이 떨어질 때가 있다”며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나 특히 SI 같은 경우는 거래기업이 없어지면 회사운영에 큰 차질을 빚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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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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