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노조 반발, 수십억 연봉 부담
- 출범 초기 안정적인 사업정착 무게
[뉴스핌=김연순 기자] 농협 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신충식 전 농협중앙회 전무이사가 내정됐다. 당초 전직 고위 관료가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던 만큼 내부 인사 기용은 '깜짝카드'로 평가된다.
농협중앙회는 24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특별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에서 신충식(사진) 전 전무이사를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추위에서 쟁점 중 하나였던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의 겸임 또는 분리 여부에 대해 분리 쪽으로 결정하면서 외부인사 영입이 유력한 분위기었다. 구체적으로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이 유력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인추위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 방침에서 막판 겸임으로 급선회했다. 농협측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출범 초기 안정적인 사업정착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주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도록 한 것은 금융지주 출범초기 안정적인 사업정착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출범초기 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간의 마찰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구조개편에 깊숙이 개입했던 신충식 내정자가 조직개편 초기 농협 연착륙에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동안 외부인사 영입설을 두고 농협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의 반발이 컸던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1차 인추위 회의 이후 권태신 부위원장이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자 농협중앙회 노조는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이후 추가적인 외부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을 때도 노조 뿐 아니라 농협 임직원들의 반발도 거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반영하듯 특별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인 김영기 농협중앙회 이사는 "제한된 인재풀(POOL)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어려웠다"며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농협 고위관계자도 "애초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로 하고 인출위에서 선임작업을 해왔지만 인재풀상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거물급 외부인사를 영입했을 때 들어가는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농업인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운영되고 이번 사업구조개편으로 정부의 자본금 지원 수혜를 받는다"며 "외부인사에게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내정자는 지난 9일 다른 임원들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특별 인사추천위원회는 이날 결과를 오는 29일 농협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신 내정자는 다음 달 2일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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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