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국채수익률 7% 상회...지속적 자금조달력 의문
*ECB, 伊 국채 공격적으로 매입
*스톡스유럽600 은행종목지수 3.7% 급락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럽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이 7%를 상회하는 등 로마의 지속적인 자본조달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급락세로 마감했다.
유로존 3위의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에 이어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도달함으로써 유로존 채무위기를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급속히 강화됐다.
9일(현지시간) 런던 등 유럽주식시장에서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966.22로 전날보다 1.79%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영국 FTSE100지수는 1.92% 하락한 5460.38, 독일 DAX지수는 2.21% 내린 5829.54, 프랑스 CAC40지수는 2.17% 밀린 3075.16을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2.09%, 포르투갈 PSI20지수는 1.25%, 이태리 MIB지수는 3.78% 후퇴했다.
시장은 전날 나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 발표로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감이 강화됐고,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인 7.5%까지 치솟자 급락세로 반전됐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560bp 위로 올라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유럽중앙은행(ECB)는 이탈리아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입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소 진정시켰다.
이날 기록된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포르투갈,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요청할 당시의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그리스와 아일랜드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일~20일간 7%를 웃돈 후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포르투갈은 2개월을 버틴 끝에 구조신호를 보냈다.
그리스나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유로존 주변국들과 달리 역내 3위, 세계 8위의 경제규모를 지닌 이탈리아가 지속적 자본조달능력을 상실할 경우 유로통화권은 붕괴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컨설팅회사 스피로 소버린 스트러티지의 매니징 디렉터 니콜라스 스피로는 "이탈리아 정도 규모의 신뢰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ECB뿐"이라면서 "ECB가 시장의 패닉을 막기 위해 자원을 무제한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프랑스가 유로존 위기 확산의 다음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전략가 리차드 배티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은 투자자들의 위험기피를 초래하는 완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은 누가 다음 정부를 이끌 것이며, 어떤 형태의 정부가 구성될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중도 좌파 야당은 예산 개혁안을 11월 14일까지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빠른 시일내 거국 내각 구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에르 루이기 베르사니 야당총재는 중도우파의 반대로 조기 거국 내각 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오르지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9일 대국민성명을 통해 정치 지도자들이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고, 자신은 새 정부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으나 후임 총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전체 종목들 가운데 은행주가 가장 심한 부진을 보인 가운데 스톡스유럽600은행종목지수가 3.7% 급락했다.
이탈리아 은행인 우니크레디트가 6.81% 곤두박질치며 하락흐름을 주도했다.
초대형 은행인 HSBC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뒤지는 실적을 내놓으며 5.8% 후퇴, 유로퍼스트300지수 편입종목들 가운데 포인트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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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