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FICC운용팀 이사-1
- “CCP설립, 굉장히 혁명적…증권사 FX거래 어려움 해결될 것”
- “글로벌 경기, 내년에도 저성장 국면 전망”[뉴스핌=김민정 기자] 외국계은행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채권시장에서 국내 증권사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를 FICC 본격운용의 원년으로 삼고 달려나가는 삼성증권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상반기까지 4년 연속 우수 프라이머리 딜러(PD) 1위의 영광을 안았다. 이는 '삼성'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다.
삼성증권 FICC(Fixed Income, Commodity & Currency)팀을 진두지휘하는 박태동 이사(사진) 역시 이에 공감한다.
박 이사는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을 사기위해 외국계 은행 쪽으로 많이 갔었는데 지금은 그 시장에 국내 증권사들이 뛰어 들어 가격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과거 외은과 국내 증권사의 비중이 9대 1수준이었다면 지금은 5대 5정도로 기존 외국계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을 국내 증권사들이 잠식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증권사는 외국환은행이 아니다 보니 핸디캡을 가진 게 사실이다. 외국계 은행에서 삼성증권 FICC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계획했던 것들을 생각했던 시점에 대부분 이뤄가는 중이지만 FX관련한 비지니스는 쉽지 않았다는 게 그의 고백이기도 하다. 2008년의 금융위기, 그리스 등 소버린 리스크 등으로 정부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그는 "처음에 왔을 때 하고 싶었던 비지니스들이 타임스케쥴상 계획에 근접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먼사태가 발생했고, 최근 그리스 사태 등 소버린 리스크가 있어 규모는 생각보다 미흡할 수 있다"며 "대외경기불안으로 적극적으로 위험을 떠안기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수익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FX 관련해서 관리도 하고,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노력했는데 두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쉽게 허용을 해주지 않는 측면이 있었고, 불가피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3년 안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설립예정인 장외파생상품 청산소(CCP, Central Counter Party)가 외국환(FX)거래상 증권사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다.
CCP는 장외에서 거래 당사자간에 체결된 파생상품거래를 중앙청산기관이 넘겨받아 청산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이를 통할 경우 장외파생상품 관련 결제 불이행위험(신용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실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각국 정부들은 전체 금융시스템으로 여파가 미칠 수 있는 디폴트 리스크에 대비, 자국 은행들이 당국의 규제를 받는 거래소를 통해 파생상품을 거래하도록 권고해왔다.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지난해 11월 금리스왑에 대한 규제를 시작으로 하는 장외 파생상품 청산소를 개시하기도 했다.
박태동 이사는 "2012년 거래소가 CCP를 론칭할 예정"이라며 "그걸 만들면 서로 거래를 한 다음 청산소에서 정산을 해주니까 카운터파티리스크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 경우 증권사는 FX거래에서 외국계 은행과 똑같이 카운터파티로 거래할 수 있는 만큼 굉장히 혁명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다.
박 이사는 "2012년에 청산소가 론칭을 하고 정상적인 기능이 되면 증권사들도 옵션이나 FX, 포워드 등에서의 자유로운 거래가 굉장히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증권사들에게는 큰 핸디캡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CCP의 주요사업자는 한국거래소로 현재 국내은행 7개사·외국계은행 3개사·증권사 5개사가 내년 7월 론칭을 위한 논의를 지속중이다.
그는 "처음 삼성증권에 왔을 때 원화채 위주로 운용을 하고 해외채를 일부 다루고 있었지만 지금은 지금은 A부터 Z까지 시장에 관련된 부분이 다 갖춰져 있다"며 "판은 다 깔아놨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만큼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기대도 높다.
박 이사는 "삼성의 이름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는 당연히 하는 것"이라며 "헤지펀드의 운용형태는 스필오프로 회사를 별도로 설립해서 나가는 방식이 될 듯한데 그에 대한 전초적으로 4명의 운용역으로 구성된 글로벌 운용데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운용데스크는 해외채권, 코모디티, FX 등을 운용중으로 헤지펀드를 제대로 하기위한 기초 훈련을 하고 있는 셈.
그는 "홍콩이나 싱가폴에 설립된 헤지펀드가 수백개인데 반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비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밸런스가 안 맞는다"면서 "일단 설립은 초기에는 수십개 정도 될 듯하고, 설립된 이후 생존경쟁을 상당히 오랫동안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박 이사는 "경쟁의 과정에서 아웃되고 살아남고의 과정을 겪은 다음 재도약 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도입초기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올해와 내년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서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박태동 이사는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 같다"며 "이는 선진국 경기 후퇴 부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국가 부채가 크고, 사회 노령화가 많이 됐기 때문에 경제 구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올해나 내년 성장이 저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많아, 금융시장이 좋은 환경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장이 높아야 기업의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이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과거보다 적을 수 있다"며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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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