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지난달 17일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월가 점렴시위'가 3주째 이어지며 1960년대 반전운동 이후 첫 전국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점화된 시위는 한달만에 워싱턴 D.C.와 보스턴, 시카고 LA 등 포틀랜드 등 전국 25개 도시로 확산됐으며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에 혐오감을 표시하는 대학 중퇴자들과 청년 실직자들 및 학생들이 중심세력을 이루고 있다.
하위 소득계층 99%를 대변한다는 청년 실직자들에 의해 시작된 월가점령 시위는 일반 시민은 물론 노동계와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세를 올리고 있다.
시위대는 경제적 불평등과 실업, 대기업의 탐욕 등으로 미국 경제의 계층간 불평등이 확대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참여자들을 직접 만난 폴 프리드만은 "1960년대의 대규모 반전운동과 흡사한 새로운 시민운동의 시작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시위자들은 그들이 기회가 늘어나는 대신 줄어들고 있고, 희망이 커지는 게 아니라 작아지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은행들이 2008년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반면 평범한 미국인들은 높은 실업률과 불안한 직업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프리드만은 1960년대 반전운동이 인종차별과 불공평한 징병시스템에 뿌리를 두었다면 이번 월가점령 시위는 경제상황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히고 1960년 이후의 모든 대규모 시위는 1980년대의 중앙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개입, 1990년대의 자유무역협정 반대운동, 2003년의 임박한 이라크전 반대 운동 등에서 알수 있듯 이상주의와 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점령 시위의 특징은 폭력적인 성향을 띄우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1일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700명의 시위자들이 체포되고 경찰이 일부지역에서 최루탄을 사용했지만 1999년 시애틀에서 발생한 세계무역기구(WTO) 반대시위와 2003년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미 자유무역지대 반대 시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평온하게 진행됐다.
한편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총재는 월가점령시위에 대해 높은 실업률에 대한 이해할만한 반작용이라며 동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실직상태에 처해 있다"며 "나는 그들의 좌절감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조지타운대학의 역사학 교수이자 사회 운동 전문가인 마이클 카진 교수는 "이번 시위는 1930년 대공황기의 시위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실직이 촉발한 당시 시위는 노동운동 활성화로 이어졌으며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학생과 지식인들, 노조원들이 좋은 일자리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월가 ‘점령 시위’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등이 지지 입장을 밝힌데 대해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들은 시위대에 비판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최근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공화당의 허먼 케인은 9일 “은행가들과 월가의 인사들이 오바마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입안하지는 않았다”며 월가 시위를 ‘오락 활동’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시위를 “오바마가 촉발시킨 계급전쟁의 자연스러운 산물”로 규정했고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월가 시위대들은 분노를 월가가 아닌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시위대가 ‘계급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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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