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글로벌 경제성장 약화, 유로존 위기, 위험자산 시장의 붕괴 등 불안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지속적 랠리를 전개해온 금값이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간에 걸친 전례 없는 변동성 장세로 금의 상승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여기서 질문의 내용은 명확해진다. 금값 거품이 꺼질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이냐는 점이다.
물론 답은 명확하지 않다. 금값은 3주전 사상 최고치에서 10%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사상 최악의 폭락장세는 결코 아니다. 금값은 2009년말에도 한 차례, 그리고 2008년에는 여러 차례 지금과 같은 폭락흐름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 낙폭은 약세장(bear market)과 시장의 조정을 구분하는 20% 하락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금값이 앞으로 1년간 계속 강세를 보이며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최상의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한편에선 경고신호가 계속 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금 현물가는 22일(목) 3% 넘게 급락, 1개월 최저가인 온스당 1721달러로 후퇴했다.
다음은 금값 전망과 관련, 몇가지 고려 요소들을 정리한 것.
◇금과 미국채 상관관계 약화
금과 미국채 10년물간 25일 상관관계( 25-day correlation)는 1주일 전 최소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인 0.7까지 강화된 뒤 약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주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금값이 주식, 원유, 구리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전선호 자금은 미국채와 달러로 몰렸다.
금과 미국채 10년물간 25일 상관관계는 급기야 22일 2주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실종
선진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을 받아온 금의 입지가 적어도 당분간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이 앞으로 최소한 2년 더 금리를 0% 가까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이 받게될 타격은 평상시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 확대
금과 미국채 상관관계가 파괴됐을 뿐 아니라 금은 최근 전례 없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지난 37 거래일 중 15 거래일 동안 금의 전일 대비 가격 변동폭은 2%를 상회했다. 지금까지 이같은 상황은 2008년에 단 한 차례 있었을 뿐이다. 장중 변동폭은 50달러를 넘었다.
금시장의 베테랑 투자자 데니스 가트만은 "이틀간 가격이 3, 5, 6% 변하는 것은 안전자산이 아니다. 안전자산은 조용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시 손실 만회 위한 유동성 확보
지난 몇년간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이 내릴 때 금값이 동반 하락한 적이 있다. 그것은 투자자들이 위험시장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금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안전자산 이슈나 상관관계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현상이었다. 가장 최근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하지만 지금 금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을 증시에서의 손실 만회를 위한 긴급 유동성 확보 시도 때문으로 이해하는 분석가들은 거의 없다. 이는 금가격이 빠른 시일내 반등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의 조명
금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경우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지 않은 몇 안 되는 상품 가운데 하나다.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금의 최고가를 계산하면 온스당 2500달러에 조금 못미치는 가격이 나온다.
일부 분석가들은 금값과 주식 시장간 관계를 역사적 지침으로 삼기도 한다.
이번주 개최된 연례 금 트레이딩 컨퍼런스에서 프랑코-네바다 회장은 금값이 앞으로 4~6년 뒤 다우지수와 1 대 1의 비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즉, 다우지수가 1만이면 온스당 금값도 1만달러가 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온스당 금값은 다우지수(10, 835)의 6분의 1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금값은 1980년 다우지수와 일시 등가를 이룬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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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