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중동과 아프리카의 산유국들이 올해 유가 상승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올해 석유 판매 수익금을 배경으로 공공 및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OPEC 회원국들의 석유 판매 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약 33% 증가해 1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장기간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과거 OPEC 회원국들은 이렇게 석유판매로 벌어들인 자금을 맨시티와 같은 축구 구단이나 포르셰와 같은 기업들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사용했지만, 최근 사회 복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와 리비아 등 아랍권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유지를 위한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430억 달러를 빈민 구제와 종교 기관에 투자할 예정이며 쿠웨이트 역시 1년간 국민에게 기본식량을 무료로 지급할 방침이다.
알제리는 공무원들의 급여를 34% 인상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은 무제한 송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런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장 키마엘 살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아랍권 국가들은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정권에 대한 잠재적인 불만을 해소하고 있다"며 "이런 복지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아랍권 시민운동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OPEC 회원국들이 사회 복지 등에 투입되는 재정 지출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 위에서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OPEC 회원국들이 향후 유가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서 감산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레오 드롤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여름 피크기가 지나면 원유를 감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수요 부족으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OPEC은 국제유가의 지표로 삼고 있는 원유 바스켓가격이 올해 최소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C의 바스켓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110.69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2월 21일 이후 배럴당 100달러 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