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 브레이킹뷰스 칼럼니스트 리차드 빌스의 개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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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은 잠시 실망했겠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 홀 연설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약속하지 않은 것은 옳았다.
새로운 양적완화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부추키고 완강한 취약세를 보이는 노동시장을 개선하는데 효과를 내기 힘들 뿐 아니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도 만만치 않은 반대에 직면한 상태다.
이 때문에 버냉키가 밝힌 9월의 FOMC 일정 연장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은 버냉키가 지난해에 그랬듯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시사할 것이라는 기대에 잠시 랠리를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전문가들은 그의 선택폭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고, 그 같은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QE2로 알려진 마지막 양적완화는 당초 이 프로그램을 지지했던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조차 그 효과가 대단히 미미했거나 아직 결론짓기기 힘들다는 평가를 낳았다.
현재의 초저금리를 2013년까지 최소한 2년간 유지한다는 8월 9일 FOMC 정책회의 결정도 10명의 위원들 가운데 3명의 반대 속에 이뤄졌다.
이 결정에 반대한 세 명의 FOMC 위원 가운데 한명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총재는 버냉키의 오늘 연설에 앞서 "추가 통화완화는 경제회복을 지원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 할 것"이라며 김빼기를 시도했다.
버냉키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회복세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장기적인 고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미국정부의 재정정책과 정책 결정과정의 개선을 촉구했다.
그렇다고 버냉키가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 추가 양적완화 '무기'를 사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FOMC마저 통화완화 조치에 점차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운신폭은 한결 좁아졌다.
바로 이것이 그가 왜 FOMC 9월 회의 일정을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했는지를 설명해준다. 정해진 연설보다는 FOMC가 정책을 내놓기에 적합한 것도 사실이지만 버냉키는 되도록 많은 '우군'을 그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버냉키의 입장에서는 결행 욕구가 있겠지만 9월 FOMC 회의에서도 부양조치를 내놓지 않는 '무대책(inaction)이 상책'이다.
어쨌건 경제와 시장의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잔뜩 기대를 모았던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은 통화정책으로부터 시장의 현미경을 수주간 밀어내는데 성공했고, 그것이 유일한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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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