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불과 3개월 만에 20%나 조정받은 한국, 중국 등 주요 신흥시장 주식이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월가 유력 금융지가 주장했다.
배런스 온라인(Barron's)은 20일자 최신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다면서, "보통 안전자산이라고 하면 미국 재무증권과 금 그리고 현금으로 범위가 제한되지만 이번에 미국과 유럽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현명한 방법 중 하나는 저렴한 신흥시장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최근 주목할 만한 신호는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선진국 통화 대비로 강세를 보인 것"이며, 일례로 브라질 레알화가 지난주 미국 달러화 대비로 0.5% 절상된 것을 들었다. 레알화는 올해 들어 4% 절상됐다.
지금 신흥국들은 재정 여건도 좋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1997~8년 외환 위기 이후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을 통해 현재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신흥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전 도피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은 5월 고점에 비해 20%나 하락, 2011년 기업실적 예상치 대비로 12.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MSCI 선진국증시의 14.4배에 비해 저렴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나라는 평균 6.3%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13%의 기업실적 신장율을 보이고 있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과 대조적이다.
한국 증시의 경우 현재 세계 증시의 패닉 양상 때문에 더 하락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예상실적 대비로 7.5배 수준까지 낮아질 정도로 주가가 이미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배런스는 강조했다.
배런스는 "비록 극단적인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이들 신흥국 주가가 반등하기 전에 좀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자들이라면 지금 매수에 나설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푸트남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다이넬 그래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시장은 작고 유동성도 부족해 무너지기 쉽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성장도 빠르면서 주가는 저렴한 편"이라면서, 조만간 시장이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의 조프리 데니스 신흥시장 담당은 "지금부터 연말까지 이 지역 증시가 15%~20%는 충분히 반등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헌팅턴 글로벌실렉트의 폴 애트우드 매니저는 "경제가 크게 성장하는 곳은 여기 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5년간 선진국보다 신흥시장 증시가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배런스는 한국과 대만, 중국 등은 수출중심국으로 미국 등 선진국 수요가 줄어들 경우 타격을 입을 위험도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가 존재해 중국과 인도 그리고 브라질이 계속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경우 최근 글로벌 상품 가격이 안정될 조짐이 있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신흥시장은 좀 더 성장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