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구원 토론회, "경영능력 부족한데 국내 최대 은행을 넘기다니..."
[뉴스핌=한기진 기자] 사모펀드(PEF) 론스타가 국내에서 벌인 ‘먹튀’로 인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리금융지주 매각까지 덮쳤다. 국내 3개 사모펀드(티스톤파트너스, 보고펀드, MBK파트너스)의 우리금융 입찰 참여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국내 저명 학자들의 절대 다수가 “불가”에 의견을 모았다. 사모펀드의 능력과 경험은 거대 은행 경영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PEF의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 참여 관련 토론회’는 토론에 나선 7명의 패널 중 6명이 사모펀드 인수 반대편에 1명만이 찬성편에 섰다. 김상조 한성대, 김성용 성균관대 로스쿨, 윤창현 서울시립대, 장범식 숭실대,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과 심상복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만 ‘전제 조건’을 다는 선에서 인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EF의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 참여 관련 토론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김상조 교수는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조기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자격도 부정했다. 김 교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찾자면 매각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용 교수는 “론스타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외환은행은 염가로 매입한 것이지만 우리금융은 정상 수준에 올라 있어 높은 가격에 사는 것이므로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위험투자’를 한 것이란 이유에서다. 사모펀드는 원래 비정상적인 기업을 헐값에 사들이는 게 정상적인 투자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내세운 원칙이므로 사모펀드 인수를 그대로 진행하자면서 대신, 차후에 발생할 책임을 현정권이 반드시 지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반대론에서 나왔다. 전성인 교수는 “입찰공고에서 사모펀드를 제외한다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배제할 수 없다”며 “법적인 요건하에서 팔아야 한다”고 했다. 대신 그는 “매각을 현정권에서 주도한 만큼 차후에 발생할 책임을 모두 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모펀드 인수 정당성을 주장한 박용린 연구위원은 “외국에서 사모펀드가 은행을 인수해서 좋은 결과를 낳은 사례가 여럿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평판이 중요해 좋은 성과를 내려하는 게 사모펀드”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하므로 일정기간 매각 보유하는 조건을 달거나 예보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금융 매각 대안으로 떠오른 국민주 방식은 이견이 있었다.
김상조 교수는 “국민주 방식으로 하되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보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는 조건으로 블록딜(대량 매매)하자”고 했다. 대신 5~10%의 지분을 연기금 등 믿을 수 있는 기관 투자자에 넘겨 경영을 감시하는 조건을 달았다.
전성인 교수는 다른 의견이었다. “(우리금융 민영화 원칙을 담은) 금융지주회사법 부칙 제 6조를 개정하지 않는 한 국민주 방식은 못한다”면서 “어느 정권도 겁나서 못한다”고 했다. 특히 “국민주로 해도 외국인이 지분을 살 것이고, 10% 가진 과점주주가 최대주주가 되는 문제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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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