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내수 시장 포화로 건설사들이 해외수주를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 사업은 비리 척결과 공기단축 등의 이유로 공공관리제 본격 시행돼 물량이 급감했다. 여기다 경기침체, LH 및 지자체 재정난에 따른 발주물량 감소 등으로 파이 자체가 줄었다.
해외사업은 국내 사업과는 달리 해당 국가의 기업문화, 풍습 심지어 날씨까지도 고려해야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사업지에서 입지를 굳혀 놓으면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한 블루오션 시장이다.
최근 건설사의 해외사업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시장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구매, 금융, 시공까지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주요 건설사 해외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해외부문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난해 50%였던 해외매출을 올해 60%로 늘린다. 또한, 시공 중심의 건설에서 벗어나 엔지니어링과 구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도 힘쓴다. 37% 수준이던 엔지니어링과 구매 비중을 올해 50%로 늘려 잡았다.
시장 다변화를 위해 기존의 중동 중심의 시장에서 범위를 넓혀 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CIS 국가, 중남미 등지로 확대해 양질의 프론트 로그(Front Log)를 발굴하며 수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알제리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의 지역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지사망을 더욱 확충하고 지사인원을 대거 이동시켰다.
삼성물산은 우선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시장조사와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UAE, 싱가포르 중심 시장을 주변시장으로 확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실제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나 쿠웨이트, 카타르 등으로, 기존 싱가포르 중심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전략시장을 확장해 나간다.
신상품과 신시장 등 개척과 조기사업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삼성물산은 우선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미 등 점진적으로 전략지역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올해에는 인도에 베이스를 둔 서남아 총괄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현지 완결형 수주 영업을 해서 스피드 있는 경영활동을 위한 취지고 지역적인 역량집중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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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8억1000만달러 규모의 민자 발전담수 프로젝트 알슈웨이핫S2 현장 |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더 많은 수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하반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
해외 사업 비중을 4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지난해(34억 달러)보다 56% 늘어난 53억 달러로 정했다.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NG및 발전소 분야와 나이지리아, 알제리, UAE 등 주요 거점국가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오일 및 가스분야의 수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국제적인 개발사업도 적극 추진하며 동유럽, 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오만 수르(Sur) 복합화력발전소, 나이지리아 LNG 프로젝트 등 대형 플랜트 공사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중동에서 쌓아온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전통적인 주요 해외 사업지에 대한 수주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철저한 리스크(Risk) 분석과 시장환경 분석을 통해 신규 사업지에 대한 전략적인 진출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현지에서 노하우 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지 사정에 훤하지 않으면 시행착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해외시장 진출은 환율과 유가, 날씨 등 추가적인 변수가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변수를 고려하고 시행착오 이후 사업지에 안착하게 되면 해외사업은 블루오션 시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해외시장에서의 국내 기업들의 경쟁 과열이 심해져 '제 살 깍아먹기'라는 우려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어 분별 있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는데 실상을 보면 무리한 가격 제시로 사업을 수주해 겉으로는 웃지만, 밑지는 장사여서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라며 "수주의 상징적 의미보다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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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