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소송만 6개국 8곳, 스마트 제품 전체로 확대
[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침해 소송이 그칠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다. 제품 판매에 대한 기업 사이에 벌어진 의례적인 소송으로 치부하기엔 양사 모두 자존심이 상할데로 상했다.
이제 이들 사이에 양보나 배려 등 화해 무드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소송 규모가 점차 커진데다 본격적인 법정공방이 시작되는 시기라는 점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행 중인 소송은 미국, 한국 등 6개국 8곳에서 치열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디자인 특허 침해로 시작한 소송은 양사가 모든 생산 제품으로 확대되며 전면전 양상을 띄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난 4월부터 치열한 특허 분쟁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예상됨에 따라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지난 4월 15일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트레이드 드레스’ 관련 특허침해 혐의로 미국법원에 제소하면서 분쟁이 본격화됐다.
애플이 제기한 트레이드 드레스는(trade dress) 상품 외관이나 느낌을 포괄하는 지적재산권 보호 장치로, 애플의 이번 소송에서 16개 항목 중 6개가 이에 해당된다.
양사 갈등은 소송 전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스티브잡스가 연일 공식석상에서 삼성전자를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고 소송 자체 역시 삼성전자에서 가져오는 부품 공급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애플의 독설에도 불구하고 고객사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양해를 구하며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갤럭시S2가 출시되는 시점에 트레이드 드레스 관련 소송이 제기되자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며 ‘정면돌파’를 선택한다. 특히 방어로 일관하던 전략을 버리고 4월 21일 한국서 5건, 독일 3건, 일본 2건 등 주요 판매 국가에서 대규모 제소하며 맞불을 놨다.
초반 팽팽한 탐색전을 마친 양사는 5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며 전열을 가다듬더니 지난달 다시 공방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애플이 먼저 삼성전자를 한국 법원에 제소한 것.
이후 나흘만인 28일, 삼성전자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 제품을 미국내 수입하지 못하도록 금지 신청을 냈다. 규모도 아이폰, 아이팟 등 6개 제품을 대상으로 5건 이상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이들의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동안 제소한 소송들이 본격적으로 집행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강영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대면하는 첫 공판이 열렸다. 양사는 이날 참석한 자리에서 한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애플이 표준특허 4건, 기능특허 1건 등 모두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자 애플코리아는 표준특허 기술이 조합 방식에 따라 수천가지라며 반박에 나섰다.
결국 양측은 이날 공방에서 소득 없이 물러났다. 재판장이 삼성전자에 애플이 침해한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서를 제출하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현재 어떤 기술을 사용하진 명확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들 공판은 오는 8월 1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법정 공방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법정공방도 양사 모두 양보 할 수 없다는 의지가 분명한 만큼 당분간 소송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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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