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국제유가의 흐름은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벤치마크 지표인 미국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와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의 격차가 최근 크게 벌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최근까지 WTI는 브렌트유에 비해 소폭의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었으나 올해들어 이같은 상황이 역전돼 브렌트유가 오히려 더 가격이 비싼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브렌트유가 WTI에 비해 배럴당 약 20달러 가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마감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WTI 8월물은 전일대비 65센트, 0.69% 오른 배럴당 95.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6월 한달간으로는 7.28달러, 7.1%가 하락했으며, 2/4분기 중에는 11.30달러, 10.6%가 급락했다.
하지만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8센트가 오른 배럴당 112.48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는 6월 한달간 3.6% 하락, WTI와 마찬가지로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4분기 기준으로는 4.9%가 하락했다.
당일 마감가 기준으로도 브렌트유가 WTI 보다 배럴당 17.06달러 비싸다. 또한 브렌트유 쪽이 월간 및 분기 기준으로도 더 낙폭이 적은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가격차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WTI는 가격 지표로서의 신뢰도가 계속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 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WTI는 중서부 오클라호마주에서 실물이 운반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캐나다의 오일샌즈 등으로부터도 원유 생산량이 유입된다.
문제는 이 곳과 미국 남부 걸프해안을 연결하는 송유관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원유 운송이 적체되며 WTI 가격에도 압박요인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브렌트유의 경우 리비아 내전사태 등의 불안감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주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브렌트유 프리미엄은 여전히 과도한 모습이다.
참고로 미국내에서 주로 거래되는 루이지애나산 경질유의 경우 브렌트유와 거의 가격차가 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루이지애나산은 집결지인 항구가 가까워 브렌트유와 마찬가지로 고객들에게 배로 용이하게 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루이지애나산은 품질이 좋아서 브렌트유에 비해 배럴당 가격이 2달러 정도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렌트유 가격이 급등, 루이지애나산보다도 배럴당 4달러 정도 비싼 상황이다.
그렇다면 루이지애나산은 WTI보다 배럴당 13~14달러 비싼데 이는 이론적으로 운송비용 10달러를 제외하고도 차익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결국 비정상적 요인으로 인한 가격 급변이 해소되고 나면 WTI의 운송 적체 문제만이 해결되지 않고 남을 전망이다.
캐나다산 원유는 오는 2013년까지 별도의 송유관을 설치해 미국 남부 해안까지 운송될 예정이다. 따라서 그때까지는 WTI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최근 IEA 조차도 브렌트유를 시장 가격지표로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제유가의 대표적 가격지표인 WTI의 신뢰도 문제는 당분간 쇠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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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