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이번 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의회의 5개년 재정 긴축안 표결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 긴축안 통과 여부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자금 추가 지원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다.
만약 구제금융 추가 집행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유로/달러는 1.40달러 선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난 주말까지 유로화는 3거래일 연속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지속했다. 유로화는 지난 주 주간으로는 0.9%, 6월 한 달로 보면 약 2% 가량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에는 특히 주 중반까지는 굵직한 미국 거시지표가 드물기 때문에, 29일과 30일에 걸쳐 진행되는 그리스 의회 투표와 유로존의 상황이 지면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스 의회의 투표는 향후 유로화의 방향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단기 방향을 결정하는 변수다.
지난주 그리스 의회가 현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에서 신임 쪽을 선택했기 때문에 이번 주 긴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신임 투표 성공이 긴축안의 통과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야당의 반대와 대중적인 분노의 상승이 큰 부담이다. 그리스 노조는 의회 투표를 앞둔 화요일 총파업을 예정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면 민중들이 봉기할 것이고, 그 반대이면 금융시장이 들고 일어서게 되는 사태가 예상된다.
특히 브라운브러스터해리먼(BBH)의 맥코믹 전략가는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가결하짐 못할 경우 유로/달러가 1.40달러 선이 붕괴되고 나아가 2월 이래 볼 수 없었던 1.36달러 선까지 하락할 여지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주말 그리스 집권 여당인 사회당(PASOK)의 부대표가 세율 인상, 재정지출 감축 및 국유자산 매각 등 일련의 긴축패키지에 대해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자 독일 재계신뢰지수 호재로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약세로 급반전했다.
유로/달러는 1.4172달러 선까지 약 0.6% 하락했는데, 여기에는 그리스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가 거래 중단 시점까지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114.08엔까지 0.6% 약세를 보였다.
맥코믹 전략가는 "그리스의 디폴트는 대단히 큰 체계적 이벤트로 유로화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Eurogroup)은 오는 7월 3일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결의를 위해 임시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지난 5월 EU-IMF의 1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는 2014년 말까지 채무 상환 의무를 다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시 1차 구제금융과 유사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2차 양적완화(QE2) 프로그램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예상해야 한다.
지난 2010년 11월에 도입된 이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사실상 달러화를 찍어내는 정책으로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것이었고, 따러서 이 정책이 종료된다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상대적인 저금리와 의회의 국채 발행 한도 확대를 둘러싼 공방 지속으로 인한 부담은 달러화 매수를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가지 새롭게 발생한 변수는 지난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인데, 이 대응책이 성공을 거두어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게 된다면 달러화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바클레이스의 수석 FX퀀트전략가와 수석 북미FX전략담당은 QE2의 종료가 외환 현물시장 등에는 앞으로 6개월~12개월 기간 동안 변동성을 높아지게 하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QE2의 종료는 유동성 공급의 긴축으로 이어지면서 자산시장의 위험도를 높아지게 하고, 이에 따라 안전통화에 비해 캐리 통화의 위험도를 높아지게 할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런 부담을 예상한 듯 지난 2주간 투기세력들은 달러화 매도 포지션을 계속 줄이는 특징을 보였다.
한편 이번 주 중요한 지표는 주말 발표되는 유럽,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자동차 판매 결과 정도다. 일본 단칸지수도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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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