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정부의 '녹색 LED조명 보급 활성화 방안'이 지난 8일 발표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가 병행되지 않으면 자칫 외국 기업들만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건물과 주택의 LED 고효율조명 사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민간부문 LED 조명 수요 확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LED 조명사업에 뛰어든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 기업들이 필립스, 오스람 GE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조명 대기업들은 이미 백열등과 형광등 시장에서도 오랜 기간 조명사업을 진행해 왔고, 압도적인 사업 규모와 시장점유율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다, 자회사 등을 통한 수직계열화로 높은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삼성LED 관계자는 "필립스와 오스람 등 글로벌 조명 기업들은 조명사업을 오랜 기간 진행해 왔던 만큼 기술력과 사업 노하우가 뛰어나다"며, "정부가 시장을 열어주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떨어진다면 해외 기업들에게 내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LED는 칩과 패키지, 조명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삼성LED의 이같은 우려는 다른 중소기업들에게는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LED 패키지를 구매해 조명제품으로 만드는 소규모 조명기업들의 경우 시장이 열리더라도 큰 수혜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초기 LED조명 시장에서 수준 이하의 품질을 가진 제품들이 시장에 유통돼 사용시 문제를 일으킬 경우 LED조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시장 활성화를 저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측면에서 정부의 LED조명시장 육성 계획에 무조건적으로 환호할 게 아니라 국내 LED 기업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이들의 전반적인 기술력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ED조명 확산 유도에 못지않게 엄격한 품질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LED조명기업들의 기술력 제고를 유도하는 정책도 중요하다"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국내 시장도 지키고 해외 시장도 공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LED조명업계가 단순 벌브형 조명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지털 조명' 제품을 선보이려는 기술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삼성LED 관계자는 "장수명이나 저전력 소모와 같은 일반 조명으로서의 LED의 우위만 강조할 게 아니라 '디지털 조명'으로서의 장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LED는 백열등이나 형광등 같은 단순 조명이 아니라 감성조명, 네트워크 컨트롤 등 고급 시스템조명으로 성장해야 하고, 이를 위해 관련업계의 전반적 기술 수준이 올라가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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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