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브레이킹뷰스 칼럼니스트 리차드 빌스의 개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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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트프(MS)는 최고 사령탑인 스티브 발머의 지휘아래 너무도 많은 기회를 놓쳤다.
이번주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이 MS 최고경영자 발머의 퇴진을 요구하며 재점화한 그에 대한 비난은 정당하다.
그러나 유사한 이유로 자리를 위협받는 최고경영자는 발머에 그치지 않는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 임멜트를 포함해 오랫동안 '장기 집권' 해온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발머 보다 훨씬 못한 실적을 냈다.
발머는 지난 2000년 1월 MS CEO로 취임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그 이후 10년간 3분의1이 떨어졌다. 10년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지난 5년간은 상승했지만 실제로는 제자리걸음에 가까웠다.
발머는 구 운영체계와 생산성 소프트웨어(productivity software) 분야는 제대로 이끌었으나 컴퓨팅과 인터넷 부문의 개발에 판단착오를 일으켜 애플과 구글의 뒷북을 치며 수십억달러를 허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일 회사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테크놀로지를 한 개 이상 장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다.
회사경영에 난조를 보이는 미국의 CEO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가 시스코 시스템즈의 CEO인 존 챔버스보다 수 년 앞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도 그에 대한 공격은 유효하다.
배당금까지 포함해 MS투자자들은 지난 10년간 전체적으로 10%를 다소 넘는 손실을 입었고, 이 가운데 5년에 걸쳐 14%의 이득을 얻었다.
경영을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스코 보다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시야를 좀더 확대해보면 발머의 성적은 10년간 제너럴 일렉트릭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임멜트보다 양호하고 뉴스 코프(News Corp)를 이끄는 루퍼트 머독의 최근 5년간의 실적을 웃돈다.
캐피털 원 파이낸셜의 리차드 페어뱅크라든지 식품체인 세이프웨이의 스티븐 버드 역시 발머보다 시원찮은 실적을 올렸으면서도 CEO 자리를 장기 보존중인 전문 경영인들이다.
물론 이같은 성적표는 발머에게 그리 자랑스러울 게 없다.
그의 문제는 순익 축소라기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수익률은 미국의대기업들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아인혼이 원하는 MS 사령탑교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는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한 사이로 둘이 보유한 MS 지분만도 10%가 넘는다.
발머는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납득가능하게 재창조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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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