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 브레이킹뷰스의 칼럼니스트 피에르 브리앙송의 개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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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안나 기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럽 출신이어야 한다는 것이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요구되는 유일한 조건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IMF 내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가장 유력한 유럽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 다수가 동의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까지 특별한 이견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재직한 그에 대해 해외 언론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 외에 IMF 수장 업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차기 IMF 총재 자리에 유럽인을 우선시할 이유는 없다. 유로존 위기 해결에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유럽권 출신이 되어야 한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주장도 쉽게 약발이 끝날 수 있다.
비유럽권 인물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심 역시 버려야 한다.
프랑스 출신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유럽 문제 해결에 훌륭한 성과를 냈지만, 이는 그가 유럽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라가르드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인을 돕기 위해 권력을 남용한 혐의로 곧 정식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핸디캡이 있다.
그는 항상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였을 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혁이나 정책을 수행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또 유로존 채무위기에 대해서도 프랑스의 입장을 대변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며, 재정불량국에 대해 재정규율 강화를 촉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경제나 금융을 전공하지 않았으며, 이 분야에 대한 강력한 신조 같은 것도 없는 듯하다. 그저 사르코지의 정책을 국제적으로 대변하거나 실행했을 뿐이다.
현재 IMF에서는 리더직을 수행할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가 이 같은 요구 조건에 적임자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