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 브레이킹뷰스의 칼럼니스트 이안 캠벨의 개인 견해입니다.
---------------------------------------------------------
[뉴스핌=장안나 기자] 유로존 주요국들의 경제회복에 베팅해 유로를 매수할 것인가? 아니면 주변국들에 대한 우려로 매도할 것인가? 매도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국가들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재확인되었다.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가 전년동기 대비 5.2% 성장하며 통일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1% 가까이 증가하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반면 주변국들의 부진도 계속되었다. 그리스 경제가 전년동기 대비 4.8% 위축되었고 포르투갈 경제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기술적 경기침체로 진입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
이들은 채무문제뿐 아니라 재정긴축 이행과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우려를 함께 안고 있다. 유로가 잘 나가던 시절에 주변국들의 임금이 급등한 것도 부담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한번이라도 유로라는 강력한 통화에 걸 맞는 경쟁력을 갖춘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난 13일 지오르지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유럽연합은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도구들을 갖추지 못한 불완전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로존은 이미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지원했으나, 재정적자와 부채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향후 추가 지원까지 필요한 상태다.
이들에게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지에 대해서는 유럽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무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번 조치가 유럽 전역의 은행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여전히 망설이는 중이다.
결국은 주요국들이 큰 비용은 들더라도 주변국의 채무를 탕감해주거나 일부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상황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두 방안 모두 유로를 끝장낼 정도는 아니더라도 심각한 위기를 부를 것으로 우려되는데 이 같은 리스크가 현재 1.43달러 수준인 유로 가치에 반영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주요국들의 강력한 성장세에 힘입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리라는 기대가 높은 데다, 미국의 재정문제와 초저금리가 맞물리며 유로에 호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도 결국은 오를 것이고 유로존 재정위기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 동안 유로가 크게 오른 만큼, 낙폭도 클 수 밖에 없어 유로에 대한 낙관론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