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주요 노동 조합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과거 남지 지역의 경제 위기가 높은 물가에 따른 인금 인상의 악순환으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브라질은 최근 빠른 경제 성장으로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이며 아르헨티나 역시 2년래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 노동 조합들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물가를 반영해 노동자들의 인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년 월드컵을 중비하고 있는 브라질에서 건설 노조들은 연간 물가 상승율보다 5%포인트 높은 수준의 임금 상승율을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요 건설 현장에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은행 노동조합들은 35% 수준의 임금 인상폭을 제시하며 파업에 들어가는 등 주요 노조들이 인금 인상 요구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인금 인상 요구가 지난 1980년대 남미 지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요구가 최근 물가 추세와 맞물려 적어도 브라질의 성장 신화에 타격을 줄 것이며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다른 남미 국가들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흥 시장 컨설팅 업체인 클레이먼 인터네셔널의 게리 클레이먼 대표는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조짐은 없으며 전통적으로 물가에 엄격했던 칠레 역시 물가를 잡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며 "이는 남미 국가들에게 좋지 않은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클레이먼은 만약 인금 인상 요구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긴다면 이들 국가들의 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가를 비롯해 국제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외부 요인으로 인금과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다소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연합의 유르겐 웰러 노동문제 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은 주로 자본유입 및 식량과 연료비용의 상승 등에 의해 촉발되며 이같은 요인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인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진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현상이 단기간에 위기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6.5% 상단을 위협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상승률은 4.4%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