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표준갈등으로 사실상 “없던 얘기”
[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한 패널 교차구매가 수익성 하락, 패널 표준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사실상 유명무실 해졌다.
양사는 지난 2009년 패널 교차구매에 대한 양해각서 채결 후 2년 동안 한건의 교차구매 실적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최근에는 3D TV에 대한 신경전이 오가며 앞으로 사실상 교차구매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패널업계 한 CEO는 “패널 교차구매? 그게 언제 얘긴데…. 이제 이슈도 되지 않는다”며 “ 당시 협의했던 패널 크기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데다 제각각 이유를 들고 있어 앞으로도 교차구매는 힘들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지난 2009년 8월, 지식경제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관계자와 함께 LCD 패널을 상호 구매, 공급을 골자로한 양해각서를 채결했다.
당시 참석한 관계자들은 43.18cm(17인치’)와 55.88cm(22인치’) 모니터에 사용되는 LCD 패널을 양측이 구매, 공급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교차구매 범위를 다른 LCD 패널로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결정된 2건의 모니터용 패널은 그해 9월부터 각각 월 4만장 이상을 구매, 거래금액 약 1000억원, 모니터용 LCD 패널 수입금액의 약 10% 달하는 규모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상대 제품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아직까지 상호 패널 구매실적은 '제로'인 상태”라고 밝혔다.
LCD 공장가동률 100% 상황에서도 기존 거래처에 주문량의 80% 정도밖에 공급을 못하고 있어 기존 주거래선까지 끊어가면서 교차구매에 나설 수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3D TV 기술 공방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만큼 앞으로 패널 교차구매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삼성전자에서도 3D TV 패널 교차구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기술 방식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교차구매는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패널 교차구매는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올해 LCD 패널 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3D TV와 관련한 지루한 공방전만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 교차구매는 2009년 디스플레이산업협의회 회장에 취임한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패널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건 추진사항이다.
이미 2007년, 2008년에도 정부 주관으로 대기업간 상생협력 차원에서 진행됐지만 기업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