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월 31일 11시 56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이 돈을 잃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을 팔지 않기 때문이다.” 시애틀의 헤지펀드 매니저 플렉켄스타인 캐피털 대표인 윌리엄 클렉켄스타인의 말이다.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매수할 때보다 매도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오랜 증시 격언과 통하는 말이다.
뉴욕 증시가 2009년 3월부터 랠리를 지속, 리먼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종목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요주의’ 대상은 특히 중소형 종목에 포진해 있다. S&P400 지수가 2007년 고점을 상회, 사상 최고치를 넘은 데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투자 매체 키플린저는 월가의 6개 종목이 이른바 ‘정점’을 지났고, 추세 전환이 확실시된다며 차익 실현을 권고했다.
고가 의류 업체인 베베 스토어(BEBE)를 매도해야 하는 근거는 비단 주가 부담만이 아니다. 경영진의 상품 전략이 낙제점에 해당하고, 이 때문에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지속하며 이익률을 해치는 악수를 두고 있다. 2011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난해 기업 내부자가 주식 매도 세력의 주축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정보통신(IT)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세일즈포스닷컴(CRM)은 지난 2008년 11월 이후 무려 6배에 이르는 랠리를 기록했다. 주가가 고공행진한 데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비용 상승과 성장 둔화가 확인된 만큼 이제 발을 빼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2011 회계연도 세일즈포스닷컴의 주당순이익(EPS)은 18%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이익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데다 이미 주가수익률이 예상 실적의 93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의료 폐기물 처리 업체인 스테리사이클(CRCL)은 경쟁 업체 인수를 통해 고속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을 11%까지 늘렸다. 1999년 불과 2.50달러 내외였던 주가는 최근 8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1년 주당순이익 예상치 2.76달러를 기준으로 29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다. 연간 매출액이 14억달러에 이르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률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 월가 애널리스트는 향후 수년간 매출액 성장이 6~8%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을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성장률이다. 월가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브래디는 스테리사이클을 자신의 성공이 곧 재앙이 된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유통업체 시어스 홀딩스(SHLD) 역시 잘못된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치는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2011년 시어스의 주당순이익이 1.01달러로 무려 21%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실적 대비 74배에 이르는 밸류에이션은 누가 보더라도 정당화하기 힘든 수치다.
MBIA(MBI)는 주력 사업이 채권 보증이라는 사실 하나로 투자자들이 취해야 할 전략을 짐작할 수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지방정부 채권과 모기지 증권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던 2007년과 2008년 MBIA는 4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일부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이루지 못한 채 법정 소송에 휘말리는 등 악순환이 지속됐다. 지난해 주당 1.75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11년에도 3센트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DNA칩 생산업체인 애피메트릭스(AFFX)는 주력 사업이 급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히지만 이보다 더 가속도를 내는 업계 경쟁이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경쟁사들이 보다 진화된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애피메트릭스의 이익률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애피메트릭스가 주당 13센트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2011년 간신히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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