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Newspim] 국고 3년물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앉는 듯 예상치 못한 강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이 2011 신묘년 새해를 맞이한다.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예상은 "힘든 한 해가 예상된다"는 것. 펀더멘털, 수급, 정책 어느하나 만만치 않아 보기 때문이다.
이머징 국가 경기회복세가 지속됨은 물론, 불투명했던 선진국 경기도 서서히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경기 역시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고 물가상승에 대한 압력도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난해 머뭇거렸던 기준금리인상의 행보가 빨라질 수 있고, 채권시장에 부담이다.
올해 공격적 매수로 우호적 수급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관심이다. 전체 발행물량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WGBI편입이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입에 대한 규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라 외국인 매수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인터넷 종합경제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3회에 걸쳐 내년도 채권시장 전망을 기획한다. <편집자주>
[뉴스핌=안보람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에서 제빨리 벗어나 2010년 6.1%라는 높은 성장율을 달성하는 동안에도 금리인상을 머뭇거리다 많은 질타를 받아왔던 한국은행.
자신있게 금리를 올리지 못한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잊혀질 만하면 불거지는 유럽문제 ▲이머징 국가와 달리 더디기만한 선진국의 성장세 ▲'환율전쟁'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의 외환시장 변동성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부동상 시장 등을 신경쓰느라 결단은 미뤄지기만 했다.
그런데 본의와 달리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정부 동의를 구하지 못했던 데서 금리를 자신있게 올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를 꼽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내년 금리인상 역시 빠르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2011년 경제정책방향과 과제'를 통해 "경기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빠른 회복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성장속도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경제의 중장기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서민경제의 활력을 높이는데 정책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물가안정 속에 경기회복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빠른 금리인상은 경기회복 흐름에 걸림돌 노릇할 가능성이 크다.
새해 경기회복 속도가 올해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론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상황이다.
또한 선진국의 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우리만 독자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내외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해외자본이 유입되고 원화절상압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 환율 하락을 극도로 꺼리는 현 정부로선 용인하지 않으려 할 게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외국인 채권투자 원천징수세 과세, 은행세 도입 등 외국인 자본유출입을 규제하려는 방침과 금리인상이 다소 상충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여기에 선진국의 더진 금리회복, 금리인상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 둔화, 남유럽 재정위리 지속 등 녹록치 못한 대외환경 역시 한은 금통위의 발을 무겁게 할 수 있다.
물론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물가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한은은 새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가 3.7%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4.1%를 기록했을 당시 근원물가는 여전히 1%대 후반이라며 애써 외면했지만 내년에는 근원물가마저도 3.1%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침체를 지속해 온 부동산시장이 조금이나마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또 가계부채증가,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지나치게 낮은 금리 지속에 따르는 부작용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의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비춰진 우리 정부의 환율에 대한 입장과 환율 불확실성을 감안할때 이를 반한 한국은행의 빠른 정책금리 인상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외화 유출입 규제와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금리인상은 느리게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진행돼 정책금리 인상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도 느린 속도나마 정책금리인상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의 박혁수 애널리스트는 "우리 통화당국은 금리인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대외환경으로 금리인상시기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정상궤도에 올라선 경제수준, 높은 인플레 관련 압력,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 여러 대내여건은 금리인상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의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새해 물가의 특징은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가격 떠넘기기,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 등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2010년 3분기 말 식료품에의한 물가 급등세는 점차 완화되겠지만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경기회복 지속으로 새해 물가상승압력은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애널리스트는 이어 "내구재 물가와 근원물가로 감지되는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은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며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말 3.25%, 내년 말 3.7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단 한차례, 25bp의 금리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SK증권의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해외충격에 의해서 주로 움직였는데 유가만 안정되면 물가상승압력은 낮다"며 "이머징국가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선진국에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디레버리징이 아직 진행중인 만큼 물가 상승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낮은 환율까지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서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자료: 각 증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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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