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합참의장이 한반도 긴장을 더 증폭시키지 않도록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작전 훈련을 재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마이클 멀른 미국 합참의장은 8일 한국에 도착한 직후 외신기자들에게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이 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서울발 기사로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멀른 합참의장은 최근 한국이 실시한 실전 포사격 훈련에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항의한 것이 위기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한국군의 훈련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은 채 이전과 같은 수준의 훈련일 뿐이라고 대답했으나, 이어 미국과 한국은 앞으로 긴장을 강화하는 방식의 군사훈련은 필요한 군사적 대응을 충분히 준비한 뒤에 주의 깊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멀른 합참의장은 "평상시와 같은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할 상황인지 전체적인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은 그런 훈련이 지니는 의미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묘한 어감에 대해 WSJ는 미국 합참의장이 남한의 자주국방권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적대적 대응을 끌어내는 선까지는 가지 않도록 정부를 설득하는 식으로 다소 쉽지 않은 노선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멀른 합참의장은 남한이 일방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권리가 있지만 확전으로 이어지는 사태는 안 된다면서 "지금 당장 누구도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번 한미 협의회의에서는 긴장을 고조하지 않도록 군사적 대응을 제한하는 것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국은 자국 영토와 국민을 방어할 모든 권한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외교 면에서 어떻게 하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초 중국의 6자 협의 개최에 대해서는 거부하면서 북한의 태도를 먼저 변하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