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경직성 안정, 연기금에 편승" vs "소외된 우량 중소형주 주목할때"
"이 기사는 29일 13시 13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홍승훈기자] 북한의 연평도 폭격이후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연기금 매수종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증시를 떠받치기 위한 모종의 정부 입김도 있겠지만 연기금이 환차익과 배당 등 다양한 이유로 단기 매수하는 일부 외국인과는 달리 저평가 종목 중심의 장기투자 전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연기금이 사들이는 종목은 상대적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요즘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연기금 매수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다.
다만 한계점도 노출돼 있다. 연기금 특성상 지수 방어적으로 지수관련주, 즉 거래 유동성이 좋은 대형 우량주에 집중투자하는 성향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지난 24일~26일 사흘간 연기금의 코스피 매수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평도 피격(23일) 이후 지난 24일~26일 연기금 매수종목은 주로 IT와 금융주에 집중됐다. 연기금 매수상위 20개사의 대부분을 이들이 차지했다. 이어 화학주와 건설주가 뒤를 따른다.<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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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지난 11월24일~26일 집중 매수한 코스피, 코스닥 상위 20개종목 |
IT종목 집중 투자는 향후 공급측면의 변화 속에서 국내 IT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종목을 보면 연기금 매수종목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부터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초대형주가 대부분.
은행 등 금융주의 경우 하나금융발 M&A 이슈에 더해 은행의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 이에 연기금은 우리금융 KB금융 기업은행 신한지주 등 주요 은행주를 최근 매수상위 2~5위에 올릴 정도로 사모았다.
화학주도 주로 LG화학, 삼성정밀화학, 호남석유 등 대형주 위주고, 건설주 또한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상위 20개사에 포함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환차익이나 배당을 노린 단기투자도 일부 있지만 연기금은 장기보유 전략으로 이들이 매수한 종목의 하방경직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특성이 있다"면서 "최근같은 불투명한 장세에선 연기금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과 기관 또한 이들 종목을 따라가는게 현 시점에서 최선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고는 하되 쫒지는 말라'.
지금은 연기금이 집중매수하는 과정에서 대형 우량주가 방어주가 되며 하방경직성을 갖지만 컨트리 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되고 시장심리가 바뀌는 시점에선 비탄력적일 수 있다.
증시가 심리에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되레 이같은 대형주로 인해 소외된 실적 좋은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현 시점에서 발빠른 역발상 투자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투신운용 홍호덕 주식운용본부장은 "연기금 스스로 사는 비중은 전체 매수금액 중 30% 정도이며 나머지 70%는 운용사나 자문사를 통한 아웃소싱 자금"이라며 "연기금이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시장에서 지수를 떠받치고 있어 이들이 집중적으로 사는 종목을 참고할 필요는 있지만 쫒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운용사 주식운용역도 "대형 기관이나 연기금이 사지 않아 소외되며 버려지는 중소형주가 속출하고 있다"며 "북 리스크가 소멸되고 시장이 올라갈 땐 이같은 종목이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실 시장을 보면 현대 기아차 등 대형주 낙폭에 비해 매물이 출회되며 급락세를 보이는 실적개선이 확실시되는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
IT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에 납품하는 IT부품과 장비업체들 중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들임에도 북 리스크가 부각되며 대형주에 가려 지수대비 15%~20%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남북 구도 속에서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저평가된 대형 금융주와 IT를 중심으로 사모으는 연기금과 이를 쫒으려는 투자자. 역으로 연기금 때문에 단기간 소외되고 버려지는 우량 중소형주를 역발상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일부 투자자들. 과연 주식시장에선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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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