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이슈 전면에…횡령 악몽 노조쇄신 목소리도 높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오는 11월 2일로 다가온 우리은행 제5대 노조위원장 선거전이 모두 7팀의 막바지 경합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 출신이 2명, 전직 노조 간부 1명에 현 집행부와 맞선 야권 후보 2명 등이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후보들 공통적으로 ‘민영화’라는 화두를 선거공약의 정면에 내세운 가운데, 현 집행부가 횡령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만큼 노조쇄신책을 둘러싼 공약도 많아 화끈한 정책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2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노조위원장 선거에 유병규 차장(명동 지점), 정현옥 차장(개인영업전략부), 박동우 차장(서울시청 지점), 최창근 현 노조부위원장, 박원춘 차장(동대문지점, 현 노조 전 경영개선국장), 이희성 차장(삼일로 지점), 임혁 차장(세종로 업무팀) 등 총 7명의 후보가 나선다.
투표는 오는 11월 2일 아침 7시30분부터 9시까지 우리은행 전 지점에서 일제히 치러지며 이날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틀 뒤인 4일 최다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벌인다.
우리은행 내부 분위기는 1강 2중 혹은 1강 3중으로 후보군이 좁혀가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득세하고 있다.1강 3중으로 꼽히는 후보는 임혁, 박원춘, 이희성, 최창근 후보 등이다.
임혁 후보는 10년간 노조 개혁을 줄곧 외치며 현 노조와 대립각을 가장 크게 세워온 점, 투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박원춘, 최창근 후보는 현 노조 집행부출신들로 기존의 지지 조직과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희성 후보는 세대교체를 들고 나와 어필하고 있다.
이들 모두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비한 나름의 공약을 들고 나왔고 상당수는 현 노조집행부가 횡령혐의로 사법적 처벌을 받은바 있어, 이를 개혁해야 한다는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임혁 후보는 “일방적 합병 시도의 싹을 자르겠다”며 "단 하나의 일자리도 빼앗기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임 후보는 특히, 현 노조집행부가 “귀족들”이라며 “경영진과 야합해 민영화에 대응할 수 없다”며 선거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의 현 부위원장인 최창근 후보는 노조 지도부 경험을 자랑으로 ‘독자생존 민영화’를 공약했다. ‘올바른 민영화는 우리(우리은행)에게 기회요 희망’이라고 공약했다.
박원춘 후보는 ‘낡은 노조를 청산하자’며 ‘독자생존 특별대책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희성 후보는 ‘위원장 3년 담임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노조 개혁안을 제시하며 ‘자사주 분산 국민주방식 민영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 임혁 후보 “노조 개혁, 위원장 임기 마치면 영업점 컴백”
임혁 후보는 ‘일방적 합병 시도 분쇄’라는 구호와 함께 노조의 도덕적 해이와 기득권을 타파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영화가 이뤄지면 일자리가 불안해질 수 있고, 이를 막는 사명을 갖고 있는 곳이 노조이므로, 노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영화와 관련, 당선 즉시 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과 공개 토론을 벌이고 강제적 합병저지 투쟁본부를 발족해 파업을 불사한 강경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조를 개혁하기 위해 분기별로 조합비 사용내역을 전면 공개하고 외부 공인회계사를 통해 감사와 보고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임 후보는 “임기를 마치면 평 조합원으로 현장에 돌아갈 것”이라며 위원장으로서의 특권을 포기하는 노조 개혁의 각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 은행권 최고 임금과 복리 후생을 쟁취하기 위해 ▲임금체계 혁신 노사공동 TFT 즉각 구성 ▲단일호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직책, 효도, 가족, 자격증수당 등 각종 수당 신설통한 실질 임금 인상 ▲책임자급 호봉상한제도 폐지 및 20% 삭감된 신입행원 임금 정상화를 공약했다.
그동안 개인•중소•기업•카드 사업본부가 동시에 캠페인을 벌여 영업점에 과도한 부담을 줬다는 지적을 받은 현 캠페인•프로모션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영업본부 자체 캠페인•프로모션 전면 폐지 ▲각 사업본부별 년 1회 1과목 1개월내로 제한 ▲노조내 프로모션 컨트롤팀 운영 등을 약속했다.
◆ 박원춘 후보, ‘기본급 대폭 인상 등 급여구조 개선’
박원춘 후보는 ‘급여구조 개선’을 대원칙 아래 8대 공약을 제시했다.
박 후보가 1번으로 내세운 공약은 기본급 대폭 인상이다. 물가상승률과 연동하고 경쟁은행 대비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급여체계도 단순화하고 직급별 호봉상한제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성과급과 관련해 집단성과급 등급별 지급격차를 대폭 축소하고 영업이익 연동방식 초과업적 성과급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간외 근무수당 한도를 폐지하며 보상휴가제 폐지 및 현금지급, 휴일 근무수당 전액 지급하겠다고 했다.
임혁 후보와 마찬가지로 신입행원 삭감 급여 원상복구도 약속했다.
이밖에 ▲직무수당 신설(업무에 따른 수당 신설) 및 통상임금화 ▲m등급 급여 체계 개선을 공약했다. 최초 승진시 직전 1개년간 총급여의 120% 이상 연봉을 책정하고 성과급 등급별 지급격차도 대폭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 이희성 후보, 노조 세대교체 공약
이희성 후보는 노조의 세대교체를 들고 나왔다. 투명한 그리고 조합원이 주인되는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영화에 대해서는 자사주 분산 국민주방식을 공약으로 내놨다. 외부 압력에 의해 인위적이고 시너지없는 민영화는 결국 우리은행 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 금융의 마지막 자존심을 내던지는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우리 가족과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노조 개혁을 위해서 위원장 3년 단임제 실시와 직무기간 중 승급정지를 약속했다. 위원장부터 행동으로 보여야 노조 전체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차별없는 조직문화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성과급 평가체계 단일화 ▲기본급 인상을 호봉제로 전환 ▲승진체계 전면개정 등을 공약했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 체체하에서 사측과 합의했던 연월차 의무사용, 학자금지급 CAP 설정 등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실질임금 손실분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을 확대한다는 게 그가 내놓은 공약이다.
◆ 최창근 후보, 경험 강조 강력한 지도부 약속
최창근 후보는 ‘위기상황에서 노조 지도부는 능력과 경험이 중요하다’며 강력한 노조를 외치고 있다. 노조의 현 부위원장으로서의 경험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바른 민영화가 정부와의 mou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이자 임금 상승과 복리후생이 나아질 것이라며 본인이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우리가족의 자존심을 반드시 되찾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취임하는 신임 행장과 담판을 짓겠다고 했다. 진 후보가 공약한 올바른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노사합의서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주요 공약으로 ▲전환직군에 대한 차별 해소 ▲호봉제 신설 ▲성과급 지급방식 개선 ▲과장 승진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 개선 ▲부족한 사무지원직군, 신규 채용 등을 내세웠다.
◆ 박동우 후보, 임금 복지 근로조건 해결 약속
박동우 후보는 ‘1, 1, 1 약속’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금, 복지, 근로조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4대 은행 평균 급여에도 못 미치는 현 급여 수준을 평균 수준으로 올려놓고 종국에는 상위은행에 맞는 급여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기본급을 인상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정비키로 하고 예보가 만든 EVA 시스템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일하면 일할수록 나아지는 근로조건을 만들어 의욕과 창의적 발상을 내놓겠다고 했다. 우선 현재의 KPI를 비논리적, 비현실적인 과도한 목표배정이라고 지적한 뒤, 조합원이 공감할 수 있는 평가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현실화시켜 각 영업점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초과 시간외 수당을 개선해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유병규 후보, 행동하는 실천가 ‘강력한 노조 만들 것’
유병규 후보는 ‘행동하는 실천가’라면 본인을 공약에서 설명하고 있다. 강력한 노조를 만들어 우리은행을 사수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위원장 호봉승급과 승진을 포기하고 중간에 신임을 평가받겠다고 약속했다.
임금과 복지와 관련해서는 임기중 임금 20%를 인상하고 4급 책임자 호봉상한제 폐지 및 M6임금을 차장급 보다 높게 차별화된 임금체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인사 등 각종 제도에서 불만이 있는 것은 개선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영업점장 업무추진비 현실화로 사비 출혈 제로 ▶임금피크 및 정년 연장 ▶영업점 적정인력 확보로 근로환경 개선을 공약했다.
민영화에 대해서는 합병은 절대로 반대하고 독자생존을 하겠다고 했다.
◆ 정현옥 후보, 최초의 여성 위원장 후보 어필
정현옥 후보는 우리은행 최초의 여성위원장 후보다.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권인 향상 실현 공약을 했다. 능력위주의 여성정책 인프라, 가사도우미 제휴시스템 및 불임휴직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깨끗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독자생존을 통한 민영화를 사수하겠다고도 했다. 고용안정, 처우개선, 비전실현도 약속했다.
정 후보는 임기중에 임금 20%를 인상하겠다고 했다. 교통비를 인상, 연월차 사용 보전책, 여름휴가비 신설, 마케팅비용 현실화를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복리후생제도 개선 차원에서 불치병이나 난치병으로 투병중인 직원이나 가족들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의료복지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사제도와 관련해서는 공정한 인사를 위해 인사고과 공개와 고질적 승진 적체 해소 및 이동 및 승진이 예측가능한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