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전업계에 이어 베스트바이까지 소송제기
[뉴스핌=유효정 기자]세계 최대 가전제품 유통 기업이 LCD 제조사들의 가격 담합 혐의를 주장하면서 LCD 제조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제소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는 2008년 유사 소송으로 과징금을 낸 바 있는 LG디스플레이가 다시 포함돼 국내 LCD 업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정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D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미국 현지 통신, 공공, 유통 기업들에 의해 잇따라 피소를 당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유사 소송 확산 우려가 일고 있다.
9일(미국 현지시각) 블룸버그(www.bloomberg.com) 통신에 따르면, 미국 베스트바이는 10개 이상의 한·일·대만 LCD 제조사들이 가격 담합 행위를 해왔다며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이날 소장을 제출했다. 유사 내용으로 美 AT&T 등 통신, 공공 기관이 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유통 업체가 제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세계 최대 가전 유통업체로서 TV 및 노트북 제조업체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번 베스트바이의 소송은 향후 LCD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일어나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소장에서, 한국의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대만의 AUO, 일본의 히타치와 세이코엡슨 등 LCD 제조 기업들이 지난 1996년부터 2006년도까지 가격을 담합하고 생산량을 조정해왔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들의 가격 담합을 통한 반독점 행위로 자사가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해당 LCD가 채용된 PC, TV, 모바일 등 기기의 내수 및 수출 등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AT&T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6개의 LCD 제조사들을 가격 담합 행위로 제소한 바 있으며, 올 8월에도 美 뉴욕주 검찰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제조사들을 가격 담합 행위로 제소했다.
당시(8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20여 개의 전자 제조기업들이 1996년부터 2006년까지 TFT-LCD 패널 가격을 담합하고 생산량을 조절, 해당 업체들의 TFT-LCD가 탑재된 컴퓨터 등을 구매한 뉴욕주 기관과 이들 기관들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한 뉴욕주 납세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제소 대상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 도시바, 히타치, 샤프, AUO 등 대부분의 한·일 대만 주요 LCD 제조사가 모두 포함됐다.
곧 이어 플로리다 주 검찰 등 몇 개의 주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AUO, 샤프, 도시바 등 기업들을 가격 담합 혐의로 제소하면서 지이같은 제소가 역 단위로 확산된 바 있다.
앞서 2008년도에는 LG디스플레이와 대만의 CPT, 일본의 샤프 등이 AT&T의 소송으로 인해 미국 내 가격 담합행위를 인정하고 5억 달러 이상의 과징금을 내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과거 과징금 판결 이후 집단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과징금은 회계상으로 몇 년에 걸쳐 비용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기적 큰 손실은 없을 것이며 업체 혹은 주 단위 소송은 큰 타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미국 이외 유럽 등 타 지역 단위로 확산될 경우에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공식적으로 베스트바이로부터 아직 소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소장을 받게 되면 차후 대응을 준비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유효정 기자 (hjy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