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 연쇄 인터뷰] 현대카드캐피탈은 국내 여신금융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주자다. 자동차할부금융의 절대강자를 유지해온 현대캐피탈을 빼더라도 현대카드의 급성장은 놀라움의 대상이다.
그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수없이 연구됐을 정도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정태영 사장의 리더쉽과 경영능력이 결정적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다. 청와대는 물론 각종 기업과 학교에서 비법을 알려달라며 강의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현장을 누비고 있는 CEO의 고뇌와 모색 그리고 남다른 실천을 살피고자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 독자들을 초대한다. <편집자>
- “과열은 위기 불러, 조정국면에서 가계위기 터질 수도”
- “파격경영? 공급자위주의 금융상식에 기반을 뒀을 뿐”
- “라이프스타일을 공급하는 독창적 독보적 기업 만들 터”
[뉴스핌=한기진 기자] ‘700조원 넘는 가계부채 어떻게 될까.’
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사장의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정태영 사장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가계대출은 너무 과열”이라고 했다. 그는 가계위기의 가장 대표적 사건이었던 ‘카드대란’을 직접 헤쳐 나왔고 업계를 리드하는 소비자금융(consumer financing)회사의 CEO다. 당연히 그의 말은 곱씹어 봐야 할 구석이 많다.
정 사장은 “과열은 언젠가 위기를 부른다”며 “이미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준비중에 있다”고 했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리스, 대출 등 소비자금융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금융회사다. 가계부채동향과 심각성을 어떤 기업이나 연구소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태영 사장을 뉴스핌이 최근 인터뷰했다.
- 가계 빚이 급증하면서 카드대란 때와 비슷하다는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입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소비자금융(Consumer Financing) 회사이고, 가계대출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지표 중 하나입니다.”
- 가계부채 문제가 결국 터질 것으로 걱정하는 것인지요.
“과거 2003년 신용위기도 급격한 가계대출의 조정 국면에서 등장했지요. 조정 국면은 서서히 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국)모기지에서 CBO, CDS가 급격한 위기를 가져왔듯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특히 지난해 위기에서도 잘 버틴 중국 경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은행 등 가계대출과 관련된 주요기관의 신용등급이 급락할 경우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 이미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읽히는데요.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현금대출 광고를 보면 외국인들은 정말 놀랄 정도로 과열입니다. 이런 과열은 언젠가 위기를 부릅니다. 그렇다고 두려워만 할 수도 없는 처지이어서 경쟁사보다 보수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보는 리스크 정책, 주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 등으로 계속 다지고 있습니다.”
- 금융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산부채관리 및 유동성관리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가계부채에 대응도 같은 연장선이군요.
“금융업에서의 가장 기본은 위기가 항상 올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위기가 오니 어떠한 리스크도 못 지겠다면 아예 금융을 할 수가 없지요. 다만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죠. 현대카드와 캐피탈은 기회비용도 치르고 뻔히 벌 수 있는 돈을 못 벌면서도 항상 위기 관리에 비중을 뒀습니다. 밖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가장 보수적인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안 할 수 없기에 수익과 리스크 사이에서 과학적인 분석을 하려 노력해 왔고 그런 역량이 없는 분야나 경우에는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택했습니다.
- 리스크관리가 상당히 철저한 회사로 유명한데, 경영자로서 어떤 철학과 원칙이 바탕이 된 것인가요.
“경영자로서 저는 저의 회사와 저희 직원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자산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금융감독원 기준, 30일 이상)부문에서 0.37%로 업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업카드사 평균인 1.9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 정태영 사장께서 그동안 보여주신 경영스타일은 파격과 혁신 등 개성 넘치는 강렬한 색채였으며. 이를 원동력 삼아 회사를 급성장시켰습니다. 대기업이자 금융회사의 경영자로서 평소 신념이나 비전은 무엇입니까.
“사실 밖에선 우리회사나 저에 대해 파격이라고 말을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과연 파격적이었냐고 말입니다. 저는 상식에 바탕을 두고 경영한 것뿐입니다. 고객의 요구는 높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과거에 해왔듯이 공급자 위주의 생각으로 경영해 온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이상한 풍경에 의문을 제기했고, 상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에 답해 온 것입니다. 그게 밖에서 보기엔 참신해 보였을 수 있겠지요.”
- 앞으로도 파격, 아니 지극히 상식에 바탕을 둔 경영이 더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새로운 규모, 모습, 지향점에 맞는 경영 스타일, 기업문화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한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앞으로 5년 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굉장한 착오입니다. 우리는 많은 실패를 목격했습니다. 5년, 10년 세상을 풍미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 상황, 규모에 스스로를 변신시키지 못 한 탓입니다. 훌륭한 회사라는 것은 한 번 업적을 이룬 회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에 맞춰서 변신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신용판매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시장환경이 탈 규제에서 규제 강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규제도 엄연한 시장의 변화로 인식해야 합니다. 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신용판매만으로는 손익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로 돌아섰습니다. 이미 회사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소 3년 정도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임직원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 가맹점 수수료의 잇따른 인하가 가장 큰 타격이라는 것인데요.
“최근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용판매의 수익이 악화되면 카드사들은 본연의 사업을 등한시하고 다시 현금 대출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이는 카드업의 발전을 막고 가계대출을 부추겨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혹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낮추고 위험한 대출도 줄이는 대신 적게 벌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펀딩이 장애를 받아 결국 위기에 빠집니다.”
- 신용카드업을 블루오션을 찾기 어려운 업종이라고 하는데, 돌파구로 새로운 성장을 이룰만한 기회(신시장)가 있을까요.
“저는 카드 비즈니스 모델이 뻔하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카드 산업이 표면적으로는 꽤 오래 되었으나 신용위기 전까지는 카드사업이었기 보다는 현금 대출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카드 사업의 변화는 최근 몇 년의 일입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고 무궁무진하게 변화와 발전의 요소가 있습니다. 카드는 이제 단순히 결재수단이란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카드업을 결재수단으로만 본다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카드사를 통해 라이프 사이클을 공급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초대하는 일에 눈을 돌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이미 현대카드는 그런 시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지 저도 예단할 수 없습니다. 사실 저도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미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요.
“현대카드와 캐피탈은 또 하나의 카드사나 금융사가 아닌 독보적인 존재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적절한 크기는 필요하나 무조건 순위나 크기를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남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선진화된 과학 위에 현대카드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까지 공급하는 통찰력 있는(Insightful) 회사로, 현대캐피탈과 커머셜은 합리적인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능적인 회사로 가꾸어 가겠습니다. 전 항상 제일 크거나 한 것보다는 제일 독창적이거나 독보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갑니다.”
-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겸하고 계십니다. 미소금융은 출범 당시 기대보다 최근에는 역할이 부진하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소금융은 정상적인 금융업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바로 돈을 빌려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돈은 아주 작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가서 경영하는 것이나 사업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것인데 이건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사업입니다. 물고기를 그냥 드리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낚는 법도 알려드리고, 옆에서 보여드리고도 해야 하니까요.”
- 미소금융 활성화를 겨냥한 비책을 구사하셨다는데.
“미소학습원을 세우고 지난달 19일 첫 강좌(예비창업자과정-일반과정)를 개설하고 12명의 1기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두 번째 강좌로 예비창업자과정-심화과정을 개설해 수강생을 모집중에 있으며 다음달에는 경영개선과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금전적 지원도 지원뿐 아니라 이런 노하우 전달이 잘 된다면 곧 좋은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여가시간을 보내는 취미 및 건강관리 방법은.
“글쎄요. 아직은 회사를 경영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특별히 여가시간을 많이 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끝난 후 가볍게 와인 한잔 하는 정도지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끝으로 창간7주년을 맞은 뉴스핌에 덕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새로운 흐름을 포착하고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쓰는 남다른 언론사가 되길 기원합니다.”
그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수없이 연구됐을 정도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정태영 사장의 리더쉽과 경영능력이 결정적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다. 청와대는 물론 각종 기업과 학교에서 비법을 알려달라며 강의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현장을 누비고 있는 CEO의 고뇌와 모색 그리고 남다른 실천을 살피고자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 독자들을 초대한다. <편집자>
- “과열은 위기 불러, 조정국면에서 가계위기 터질 수도”
- “파격경영? 공급자위주의 금융상식에 기반을 뒀을 뿐”
- “라이프스타일을 공급하는 독창적 독보적 기업 만들 터”
[뉴스핌=한기진 기자] ‘700조원 넘는 가계부채 어떻게 될까.’
현대카드캐피탈 정태영 사장의 요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정태영 사장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가계대출은 너무 과열”이라고 했다. 그는 가계위기의 가장 대표적 사건이었던 ‘카드대란’을 직접 헤쳐 나왔고 업계를 리드하는 소비자금융(consumer financing)회사의 CEO다. 당연히 그의 말은 곱씹어 봐야 할 구석이 많다.
정 사장은 “과열은 언젠가 위기를 부른다”며 “이미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준비중에 있다”고 했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리스, 대출 등 소비자금융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금융회사다. 가계부채동향과 심각성을 어떤 기업이나 연구소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태영 사장을 뉴스핌이 최근 인터뷰했다.
- 가계 빚이 급증하면서 카드대란 때와 비슷하다는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입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소비자금융(Consumer Financing) 회사이고, 가계대출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지표 중 하나입니다.”
- 가계부채 문제가 결국 터질 것으로 걱정하는 것인지요.
“과거 2003년 신용위기도 급격한 가계대출의 조정 국면에서 등장했지요. 조정 국면은 서서히 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국)모기지에서 CBO, CDS가 급격한 위기를 가져왔듯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특히 지난해 위기에서도 잘 버틴 중국 경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은행 등 가계대출과 관련된 주요기관의 신용등급이 급락할 경우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 이미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읽히는데요.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현금대출 광고를 보면 외국인들은 정말 놀랄 정도로 과열입니다. 이런 과열은 언젠가 위기를 부릅니다. 그렇다고 두려워만 할 수도 없는 처지이어서 경쟁사보다 보수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보는 리스크 정책, 주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 등으로 계속 다지고 있습니다.”
- 금융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산부채관리 및 유동성관리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가계부채에 대응도 같은 연장선이군요.
“금융업에서의 가장 기본은 위기가 항상 올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위기가 오니 어떠한 리스크도 못 지겠다면 아예 금융을 할 수가 없지요. 다만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죠. 현대카드와 캐피탈은 기회비용도 치르고 뻔히 벌 수 있는 돈을 못 벌면서도 항상 위기 관리에 비중을 뒀습니다. 밖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가장 보수적인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안 할 수 없기에 수익과 리스크 사이에서 과학적인 분석을 하려 노력해 왔고 그런 역량이 없는 분야나 경우에는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택했습니다.
- 리스크관리가 상당히 철저한 회사로 유명한데, 경영자로서 어떤 철학과 원칙이 바탕이 된 것인가요.
“경영자로서 저는 저의 회사와 저희 직원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자산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금융감독원 기준, 30일 이상)부문에서 0.37%로 업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업카드사 평균인 1.9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 정태영 사장께서 그동안 보여주신 경영스타일은 파격과 혁신 등 개성 넘치는 강렬한 색채였으며. 이를 원동력 삼아 회사를 급성장시켰습니다. 대기업이자 금융회사의 경영자로서 평소 신념이나 비전은 무엇입니까.
“사실 밖에선 우리회사나 저에 대해 파격이라고 말을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과연 파격적이었냐고 말입니다. 저는 상식에 바탕을 두고 경영한 것뿐입니다. 고객의 요구는 높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과거에 해왔듯이 공급자 위주의 생각으로 경영해 온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이상한 풍경에 의문을 제기했고, 상식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에 답해 온 것입니다. 그게 밖에서 보기엔 참신해 보였을 수 있겠지요.”
- 앞으로도 파격, 아니 지극히 상식에 바탕을 둔 경영이 더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새로운 규모, 모습, 지향점에 맞는 경영 스타일, 기업문화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한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번 성공했다고 해서 ‘앞으로 5년 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굉장한 착오입니다. 우리는 많은 실패를 목격했습니다. 5년, 10년 세상을 풍미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 상황, 규모에 스스로를 변신시키지 못 한 탓입니다. 훌륭한 회사라는 것은 한 번 업적을 이룬 회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에 맞춰서 변신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신용판매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시장환경이 탈 규제에서 규제 강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규제도 엄연한 시장의 변화로 인식해야 합니다. 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신용판매만으로는 손익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로 돌아섰습니다. 이미 회사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소 3년 정도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임직원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 가맹점 수수료의 잇따른 인하가 가장 큰 타격이라는 것인데요.
“최근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용판매의 수익이 악화되면 카드사들은 본연의 사업을 등한시하고 다시 현금 대출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이는 카드업의 발전을 막고 가계대출을 부추겨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혹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낮추고 위험한 대출도 줄이는 대신 적게 벌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펀딩이 장애를 받아 결국 위기에 빠집니다.”
- 신용카드업을 블루오션을 찾기 어려운 업종이라고 하는데, 돌파구로 새로운 성장을 이룰만한 기회(신시장)가 있을까요.
“저는 카드 비즈니스 모델이 뻔하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카드 산업이 표면적으로는 꽤 오래 되었으나 신용위기 전까지는 카드사업이었기 보다는 현금 대출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카드 사업의 변화는 최근 몇 년의 일입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고 무궁무진하게 변화와 발전의 요소가 있습니다. 카드는 이제 단순히 결재수단이란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카드업을 결재수단으로만 본다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카드사를 통해 라이프 사이클을 공급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초대하는 일에 눈을 돌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이미 현대카드는 그런 시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지 저도 예단할 수 없습니다. 사실 저도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의 미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요.
“현대카드와 캐피탈은 또 하나의 카드사나 금융사가 아닌 독보적인 존재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적절한 크기는 필요하나 무조건 순위나 크기를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남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선진화된 과학 위에 현대카드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까지 공급하는 통찰력 있는(Insightful) 회사로, 현대캐피탈과 커머셜은 합리적인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능적인 회사로 가꾸어 가겠습니다. 전 항상 제일 크거나 한 것보다는 제일 독창적이거나 독보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갑니다.”
-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겸하고 계십니다. 미소금융은 출범 당시 기대보다 최근에는 역할이 부진하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소금융은 정상적인 금융업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바로 돈을 빌려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돈은 아주 작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저희가 가서 경영하는 것이나 사업하는 것을 도와드리는 것인데 이건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사업입니다. 물고기를 그냥 드리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낚는 법도 알려드리고, 옆에서 보여드리고도 해야 하니까요.”
- 미소금융 활성화를 겨냥한 비책을 구사하셨다는데.
“미소학습원을 세우고 지난달 19일 첫 강좌(예비창업자과정-일반과정)를 개설하고 12명의 1기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두 번째 강좌로 예비창업자과정-심화과정을 개설해 수강생을 모집중에 있으며 다음달에는 경영개선과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금전적 지원도 지원뿐 아니라 이런 노하우 전달이 잘 된다면 곧 좋은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여가시간을 보내는 취미 및 건강관리 방법은.
“글쎄요. 아직은 회사를 경영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특별히 여가시간을 많이 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끝난 후 가볍게 와인 한잔 하는 정도지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끝으로 창간7주년을 맞은 뉴스핌에 덕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새로운 흐름을 포착하고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쓰는 남다른 언론사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