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에서 PGA 투어 20승을 달성한 데이비스 러브 3세가 셋업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한 것을 보았다.
"40년 넘게 골프를 해 왔지만, 아직도 셋업을 지속적으로 잘 하기가 어렵다"
어찌 생각 해 보면 셋업이 기술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볼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위해서 임팩트 순간에 일어나야 할 모든 조건 들을 생각해 보면
셋업에서 일어나야 할 필요 충분 조건들은 비교적 컨트롤이 가능한 것 들이 아닌가 싶다.
데이비스의 말은 이렇다.
"40년 넘게 같은 일을 지속적으로 매일 같이 똑같이 수행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냐?"는 것이다.
골퍼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당연히 '얼라인먼트'이다.
이론적인 뒷받침인 '착시' '주시' 등등이 있지만 간단히 말해서 옆을 보고 똑바로 서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칠판을 향해서 앉지 말고 교실 옆 벽면을 보고 칠판에 쓰여 있는 것을 보라고 하면 얼마나 불편할 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행동 자체만으로도 우리 몸은 알레르기에 반응 하듯이 아주 불편해 것은 뻔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칠판을 향해서 정확히 90도가 되도록 앉아서 칠판을 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 보면 골프에서 얼라인먼트를 잘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얼마나 어렵고 어색한 일인 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평소에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방향에서 정확히 90도가 되는 오른쪽을 향해서 몸을 정렬하고 머리를 90도 돌려서 사물을 보는 연습을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인간의 행태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반인에게 이러한 일이 바보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아마도 가장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해 본다.
다시 말해서 '습관화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프를 가르치면서 이같은 방법을 권유한 적도 없고 이렇게 습관화시킨다고 연습을 하는 골퍼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얼라인먼트를 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도 이처럼 인간에게 부자연스러운 일련의 행동에서 그렇게 자유스럽지는 않다.
얼라인먼트를 잘 하기 위해서 타이거 우즈도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고 이에 걸맞는 연습을 꾸준 하고 있다.
볼에서 1미터 정도 앞에 포인트를 찍고 볼과 타깃과 사이에 중간 지점을 설정하고 얼라인먼트를 하고 있다. 이같은 행동은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에 목표에 대한 중간 단계를 설정하고 과제를 부여 함으로써 부자연스럽고 껄끄러운 목표달성을 보다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고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러스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겠다.
얼라인먼트를 평생을 두고 잘 하기 위해서는 아주 믿을 만한 자기만의 일련의 루틴이 필요하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방법도 좋고,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도 좋다.
언제나 똑같이 실행 할 수 있는 절대적인 루틴을 만들어보고 이를 실행에 옮겨보고 연습을 통해서 이를 습관화 시켜야 하지 않나 싶다.
[골프칼럼니스트/티칭프로 오정희, 정리=이규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