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4일 금리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 과정에서 "그리스에 대한 지원 약속에 대해서는 나도 분명히 지지했으며 이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면서도, "IMF에 지원을 호소하지 말고 유럽 동맹국들과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48억 유로 규모의 추가 재정 긴축 대책을 발표한 그리스 정부에 대해 가두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반대로 독일에서는 납세자의 돈을 그리스에게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어 유럽의 긴장은 높아진 모습이다.
이 가운데 조르지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할 만큼 했으니 유럽연합(EU)의 지원이 없다면 IMF로 가는 방법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총리는 금요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총리,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미국 대통령을 각각 회동하는 외교일정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얻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총리와의 회동 자리가 구제 방안을 전달하는 장소는 아니"라고 밝혔다.
◆ 그리스: 돈 달라는게 아니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지와의 대담을 통해 "우리가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유럽연합의 리먼브러더스가 되고 싶지 않다. 독일과 같은 수준의 대출 조건을 바라지는 않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좋은 조건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목요일 그리스 정부가 입찰한 10년물 국채 50억 유로에는 3배에 달하는 응찰률이 기록되어 다소 안도감을 주었지만, 이번 발행된 채권은 곧바로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여전히 4월과 5월의 200억 유로에 달하는 그리스의 채무 만기상환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번 외교 일정에서 현재 시장이 그리스 10년 국채에 요구하는 6.11%의 수익률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의 조달 금리를 확약받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트리셰 총재의 그리스에 대한 발언이 나온 가운데 유로화 가치는 계속 하락했다. 유로화는 그리스에 대한 유럽의 지원 실패 우려 속에 올들어 5.4%나 가치 하락한 상태다.
◆ "이젠 EU가 대책 내놓을 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테드 트루먼 시니어 펠로우는 "유럽은 근시안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만약 유럽이 잘못된다면 금융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며, 유럽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 국내 사정도 간단치는 않다. 공공부문의 연봉보너스 삭감에다 공공 연금 동결 소식에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그리스 교사연맹의 대표는 현지 TV에 출연해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호소했다. 그리스 공공 및 민간 노조는 금요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 가운데 벨기에의 루벵대학의 폴 드 그라우 교수는 "유럽당국은 그리스가 충분한 재정 긴축 대책을 내놓지 않을까봐 분명한 시그널을 주지 않은 모양인데, 이제 그리스가 굉장히 멀리 달려나갔기 때문에 유로존 정부들도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선순환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독일 의회에서는 약 250억 유로에 달하는 그리스에 대한 긴급 지원 방안 논의 소식에 대해 설명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방법으로 독일 국영 부흥은행(KfW그룹)이 그리스 10년물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는 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