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관 RG발급+市銀 시설자금 대출' 지적
-국책기관 RG발급+은행 시설자금 대출 협조 시스템 돼야
-유동성 어려운 소형 조선사 수주물량, 대형사에 넘겨 구조조정
-패스트트랙으론 어림없어 은행·조선사 한 목소리
[뉴스핌=원정희 기자] 금융위기와 실물위기가 동시에 확산되면서 조선사와 해운사가 함께 어려움에 처했지만 정부와 금융권에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지원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지원할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물론이고 은행조차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입을 모았다.
결국 중소형 조선사간에 합종연횡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살 만한 조선사들에 대해 국책기관과 은행이 합심해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안이 그나마 힘을 받고 있다.
◆패스트트랙 조선사엔 무용지물?
조선사들이 현재 급한 것은 두가지다. 수주받은 건에 대해 은행들이 보증을 해주는 선수금지급보증(RGㆍRefund Guarantee)과 조선소 건설을 위한 시설자금 대출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위기 확산으로 해운사까지 어려움에 처하면서 발주취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요즘 물동량이 줄어들고 국내외서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선주사들도 조그마한 꼬투리가 있거나 혹은 어떻게든 꼬투리를 찾아내 발주를 취소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데 어떻게 RG를 발급해주겠냐"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조선사의 RG발급 금액은 전체 수주액의 6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한해 920억달러를 수주, 이중 RG금액은 552억달러이며 올해는 지난 9월말까지 530억달러를 수주받아 이 중 60%인 318억달러를 RG금액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선소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설자금 대출 역시 몇천억원 단위여서 선뜻 빌려주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소형조선사들에 패스트트랙을 활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박영춘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최근 긴급브리핑에서 "중소형조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미 마련돼 있는 중기지원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연합회 설명회에서 한 중소조선업체 관계자는 "은행이 몇달전부터 RG를 발행해 주지 않아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RG 확대에 대한 설명은 없고 패스트트랙에 대한 설명만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실제 은행권 관계자들 조차 "패스트트랙으로 조선사를 살릴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RG발급 문제를 전혀 해결해 줄 수 없고 또 패스트트랙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기껏애햐 몇십억 단위일텐데 이 수준으로는 직원 월급 등 운전자금 해결뿐이 안된다는 것이다. 조선소를 짓는데 필요한 시설자금으로는 택도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책기관 한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으로 시설투자 자금을 대주는건 곤란하지만 이미 배를 만들고 있다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해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 구조조정 부터?…"국책기관 RG발급+시은 시설자금 대출"
이런 점을 정부에서 모를리 없을 것이고 결국엔 이들 조선사간에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정부 차원에서 지역별로 묶어서 합종연횡을 유도하든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소형 조선사는 수주 물량을 대형사에 이양 및 할당하는 식으로 해서 구조조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견 조선사 한 고위간부는 "구조조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느 곳 하나 피를 흘려야 가능한 것이지 자연스럽에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G발급의 경우엔 불과 3~4년전에만 해도 신용등급이 낮은 시중은행들은 하지 못했다. 선주사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에서 RG를 발급받기를 원하면서 과거엔 국가신용등급이었던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의 국책은행들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 신용등급 및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점차 시중은행들의 RG발급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와 일부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신용등급이 자칫 떨어지면 또다시 국책기관에만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살릴 수 있는 조선사에 대해선 국책기관들이 RG를 발급해주고 시중은행들이 신디케이션 론 방식으로 시설자금 및 운전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기되고 있다.
-유동성 어려운 소형 조선사 수주물량, 대형사에 넘겨 구조조정
-패스트트랙으론 어림없어 은행·조선사 한 목소리
[뉴스핌=원정희 기자] 금융위기와 실물위기가 동시에 확산되면서 조선사와 해운사가 함께 어려움에 처했지만 정부와 금융권에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지원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지원할 것을 독려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물론이고 은행조차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입을 모았다.
결국 중소형 조선사간에 합종연횡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살 만한 조선사들에 대해 국책기관과 은행이 합심해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안이 그나마 힘을 받고 있다.
◆패스트트랙 조선사엔 무용지물?
조선사들이 현재 급한 것은 두가지다. 수주받은 건에 대해 은행들이 보증을 해주는 선수금지급보증(RGㆍRefund Guarantee)과 조선소 건설을 위한 시설자금 대출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위기 확산으로 해운사까지 어려움에 처하면서 발주취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요즘 물동량이 줄어들고 국내외서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선주사들도 조그마한 꼬투리가 있거나 혹은 어떻게든 꼬투리를 찾아내 발주를 취소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데 어떻게 RG를 발급해주겠냐"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조선사의 RG발급 금액은 전체 수주액의 6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한해 920억달러를 수주, 이중 RG금액은 552억달러이며 올해는 지난 9월말까지 530억달러를 수주받아 이 중 60%인 318억달러를 RG금액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선소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설자금 대출 역시 몇천억원 단위여서 선뜻 빌려주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중소형조선사들에 패스트트랙을 활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박영춘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최근 긴급브리핑에서 "중소형조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미 마련돼 있는 중기지원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연합회 설명회에서 한 중소조선업체 관계자는 "은행이 몇달전부터 RG를 발행해 주지 않아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RG 확대에 대한 설명은 없고 패스트트랙에 대한 설명만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실제 은행권 관계자들 조차 "패스트트랙으로 조선사를 살릴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RG발급 문제를 전혀 해결해 줄 수 없고 또 패스트트랙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기껏애햐 몇십억 단위일텐데 이 수준으로는 직원 월급 등 운전자금 해결뿐이 안된다는 것이다. 조선소를 짓는데 필요한 시설자금으로는 택도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국책기관 한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으로 시설투자 자금을 대주는건 곤란하지만 이미 배를 만들고 있다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해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 구조조정 부터?…"국책기관 RG발급+시은 시설자금 대출"
이런 점을 정부에서 모를리 없을 것이고 결국엔 이들 조선사간에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정부 차원에서 지역별로 묶어서 합종연횡을 유도하든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소형 조선사는 수주 물량을 대형사에 이양 및 할당하는 식으로 해서 구조조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견 조선사 한 고위간부는 "구조조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느 곳 하나 피를 흘려야 가능한 것이지 자연스럽에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G발급의 경우엔 불과 3~4년전에만 해도 신용등급이 낮은 시중은행들은 하지 못했다. 선주사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에서 RG를 발급받기를 원하면서 과거엔 국가신용등급이었던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의 국책은행들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 신용등급 및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점차 시중은행들의 RG발급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와 일부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신용등급이 자칫 떨어지면 또다시 국책기관에만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살릴 수 있는 조선사에 대해선 국책기관들이 RG를 발급해주고 시중은행들이 신디케이션 론 방식으로 시설자금 및 운전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