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㊴]교도소 생활만 17년..'마약에 지배당한 삶'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초등학교 접한 '본드'..중학교 올라가 더 많은 마약에 손 대
16살 첫 구속..이후 17년 동안 교도소 수감 '반복'
"이제 단약에 성공해 부모님께 효도하며 살고 싶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최영호(가명)씨는 훗날 자신이 마약 중독자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마약에 찌들어버린 그는 현재 언어장애는 물론 온갖 질병에 시달리며 과거를 후회하고 있다.

최 씨의 어릴 적은 불우했다. 인삼 농사를 짓던 부모님은 경제적 어려움에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수시로 이사를 다녔고 부모님은 툭하면 어린 최 씨를 친척집에 맡겼다. 최 씨는 당시를 “친척들에게 매를 맞은 기억 밖에 없다”고 떠올렸다. 종아리가 터지도록 회초리를 맞은 날이면 “부모님한테 보내달라”며 울부짖고는 했다.

떠돌이 생활을 하던 부모님은 야채 장사로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고 집안에는 웃음이 돌아오지 않았다.

최 씨는 유치원도 다니지 못했고 한글조차 떼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최 씨의 학업을 신경써 줄 사람이 없다 보니 성적은 밑바닥을 맴돌았다. 어린 최 씨는 나름 공부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친구들과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최 씨는 비슷한 집안 사정을 안고 있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됐다. 공부보다는 불량스러운 일을 꾸미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친구들 입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최 씨에게 본드를 내밀었다. 최 씨는 그제서야 친구들이 가끔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 이유, 이상한 냄새의 원인을 알았다.

고작 초등학교 6학년, 최 씨는 친구와 함께 본드를 불었다. 기분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두통과 구토증세가 덮쳐왔다. 그럼에도 최 씨는 “처음에는 원래 그렇다”는 친구의 말에 훈련하듯 본드를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드를 부는 날은 점점 많아졌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건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안색이 좋지 않은 최 씨를 추궁했다. 어르고 달래는 어머니의 노력에도 최 씨는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곧 어머니는 최 씨가 본드를 불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중학교에 올라간 최 씨는 더 다양한 약물에 손대게 된다. 장소는 부모님이 자리를 비운 친구들의 집이나 으슥한 골목 지하실이었다. 그런데 한 지하실에서 약물을 즐긴 뒤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 경찰관들이 있었다. 약물에 취한 최 씨 일행을 발견한 지하실 주인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은 최 씨와 친구들은 경찰서로 인계돼 유치장에 갇혔다. 경찰서 분위기에 압도된 이들은 무서움에 유치장에서 엉엉 소리 내 울었다. 최 씨를 포함해 일부 친구들은 과거 약물 사용으로 붙잡혔다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적 있었다. 결국 최 씨와 친구들은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불과 16살이었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없는 살림에 변호사를 만나러 다니던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의 노력으로 최 씨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판사는 최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씨는 그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조차 모르는 나이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최 씨는 여전히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친구들은 수시로 최 씨를 유혹했고 그것은 의지만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결국 최 씨는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집행유예 기간에 약물에 손을 댄 탓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또 한 번 부모님의 노력으로 항소한 끝에 징역형은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으로 줄었다.

대신 고등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결국 보호관찰소에 신고하고 한 가구공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약물 후유증으로 최 씨는 동료들과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자주 싸움을 일으켰다. 머리 속에는 오로지 ‘마약’ 생각뿐이었다. 결국 최 씨는 공장에서 쫓겨났다.

최 씨는 이후로도 약물에 빠져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그가 마약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기간만 무려 17년이었다. 출소할 때면 반드시 단약에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평생을 고생만 한 부모님은 최 씨의 안중에도 없었다. 최 씨는 그저 자신의 쾌락만을 찾는 마약 중독자로 전락한 상태였다.

약물 중독이 심해질수록 최 씨의 성격 역시 변해갔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불평불만을 늘어놨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인 중 최 씨의 말을 귀담아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 명씩 최 씨 곁을 떠나갔다. 외톨이가 된 최 씨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비참한 생활을 전전했다.

최 씨는 결국 한 재활센터를 스스로 찾아갔다. 이제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금단증상은 최 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고통스러웠고 지독했다. 이곳을 도망쳐 다시 마약을 하고 싶다는 유혹에 사로잡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럴 때면 다른 회복자들은 “가족을 생각하라”며 최 씨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교도소를 밥 먹듯 들락거린 최 씨는 아버지의 환갑잔치도, 누나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어머니 역시 최 씨 생각에 눈물로 매일 밤을 지새웠다.

최 씨는 이곳에서 남들처럼 평범한 직장에서 월급 받으며 사는 삶, 그 월급을 모아 부모님께 효도하며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설연휴 한낮 18도 '포근'…16일 비·눈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올해 설 연휴는 대체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연휴 중반 강원 영동·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예보돼 귀성·귀경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설 연휴 기간인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고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을 보인다고 예보했다. 이 기간 아침 최저기온은 -4~7도, 낮 최고기온은 7~18도를 오르내리겠다. 북쪽에서 강한 한기가 남하하는 양상은 아니어서 큰 한파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설 연휴 기간 날씨 전망. [사진=기상청] 다만 16일에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동쪽 상단으로 이동하며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눈이 내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설특보 수준의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낮아져 아침 최저기온 -6~6도, 낮 최고기온 3~11도의 평년 수준 기온을 보이겠다. 강수 강도와 범위는 변동성이 있다. 상층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경우 영동 지역 적설이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이 북상하면 강수 구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연휴 기간 주의할 기상요소는 안개와 도로 살얼음이다. 15일까지 서해안과 내륙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일부 지역은 이슬비나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어는비와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귀성·귀경길 차량 운행 시 교통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13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설 명절 특화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도로·해양·공항 기상 등 이동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yek105@newspim.com 2026-02-12 12:51
사진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 임금 아냐"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대법원이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보지 않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12일 오전 10시 SK하이닉스 퇴직자 김모 씨 등 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매년 연도별로 당해 연도에 한정해 지급 여부와 지급기준을 정한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성과급이 지급된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에 의한 피고의 지급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SK하이닉스 CI.[사진=뉴스핌DB] 대법원은 또 SK하이닉스의 취업규칙이나 월급제 급여규칙에 경영성과급에 관한 규정이 없고, 매년 노사합의를 통해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 합의를 거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 대가성 판단에 관해 영업이익 또는 EVA 발생 여부와 규모와 같이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를 지급기준으로 한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999년부터 매년 5~6월경 노조와 교섭을 통해 경영성과급 지급 여부와 기준, 한도, 지급률 등을 정해왔고, 2007년부터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PS)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EVA는 경제적부가가치로, PS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김 씨 등은 회사가 매년 정기적으로 경영성과급을 지급해온 점을 들어, 이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PI와 PS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산정한 퇴직금은 부당하다며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에서 김 씨 등은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PI 및 PS를 포함한 경영 성과급은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이거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역시 "PI 및 PS는 회사의 경영성과를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성격이 강해 개별 근로자의 근로제공 그 자체와 직접적 혹은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기존 임금성 관련 법리를 재확인했다.  right@newspim.com 2026-02-12 10: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