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㉖] 언니는 마약의 노예였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사업실패에 가정불화까지..그런 언니에게 찾아온 낯선 남성
사랑에 눈 멀어 마약 손 댄 언니..죄수복 입은 모습에 가족들 '오열'
단약 성공 후 대학 들어가 제2의 인생 출발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언니의 삶에 마약이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울 줄은 몰랐다.

두 아이의 엄마인 언니는 언제부터인가 말수가 부쩍 줄었다. 가족들 모두 언니가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만 생각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언니는 당시 시부모님과 큰 갈등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편과도 자주 싸우면서 가정생활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천성이 밝고 활발한 언니에게 그런 문제들은 스쳐가는 바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무지했고 또 무심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그 즈음 언니는 학업 문제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언니는 결혼 후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시어머니의 약속을 믿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꿈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첫째 아이가 생기고 둘째까지 태어나면서 언니는 펜보다는 빨래와 설거지를 손에 쥐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언니는 말재주가 좋았고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해 정수기회사의 판매사원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꽤 재능이 있었던 덕인지 언니는 남들보다 실적이 월등히 좋았다. 언니는 승진가도를 달렸고 해외연수도 갈만큼 사내에서 인정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언니는 “우연한 기회에 작은 사업에도 손을 댔는데 제법 크게 성장했다”며 가족들에게 자랑을 늘어놨다. 우리는 언니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 안도했다. 희망에 부풀었던 그 모습을 가족들 모두 잊지 못한다.

하지만 언니가 뛰어든 사업은 곧 의료기 회사를 빙자한 다단계 회사에 걸려들면서 좌초한다. 언니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사람들에게 쫓겨 다니기 시작했고 시댁과의 극심한 불화 끝에 가정도 모두 무너졌다.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를 맞은 언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어떻게 어디서 만났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남자가 언니에게 큰 위로가 됐던 듯하다. 이 남자와의 만남으로 인해 언니는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하게 된다.

그는 마약 전과만 10범이 넘었다. 마약 중독자였고 마약 밀매나 사기 등으로 교도소 생활을 오래했다. 말재주가 뛰어났고 외모도 깔끔하고 준수한 모습이었다. 그의 존재를 알았을 때 말렸어야 했는데. 가족들 모두 그와의 은밀한 관계를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평생 후회하고 있다.

어느날 밤,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인근 경찰서 형사라고 소개했다. 잠결에 잘못 들은 건가 싶어 몇차례나 “경찰서에서 전화를 건 게 맞냐”고 물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었던 우리 가족에게 경찰서에서 전화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내 불길한 직감이 머리를 스쳤다.

부리나케 달려간 경찰서에는 언니가 고개를 푹 숙인채 의자에 앉아 조사를 받고 있었다. 옆에는 ‘그 남자’도 함께 있었다. 경찰은 마약 전과가 화려했던 그가 언니에게 접근해 약을 먹인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황당하게도 언니는 그런 경찰에게 남자를 변호하며 “이 남자와 사랑하는 사이고 모든 죄는 내게 있으니 남자를 놓아주라”며 악다구니를 질렀다.

초범인 언니는 전과가 있는 남자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 쓸 심산이었다. 경찰 마저도 이를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언니가 협박을 당했거나 당장의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어르고 달래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그렇게 언니는 결국 차가운 구치소로 들어갔다. 쇠철창 사이로 죄수복을 입은 언니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한참을 울었다.

부모님은 언니에게 “너는 지금 그 남자에게 속고 있으니 죄를 회개하고 그 남자와의 관계도 정리하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언니는 웃는 얼굴로 “그 남자와 함께라면 실형도 살겠다”며 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온 날, 가족 모두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우리는 밤낮으로 언니를 위해 기도했고, 또 울부짖었다. 어머니는 눈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판사에게 보냈다. 어머니의 탄원서 덕인지 언니는 실형을 면하고 가벼운 벌금형만 선고받았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로 들어간 그 남자는 언니에게 지속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특히 우리 가족을 힘들게 했던 언니가 구치소에서 알게 된 다른 마약 중독자들이었다. 그들은 언니를 만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우리집을 찾아오고는 했다.

그들은 언니에게 “경찰이 찾아올 것 같다”, “누가 나를 신고할 것 같다”고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얼굴은 예뻤지만 마약에 찌들어 피부는 처지고 나이도 더 들어보였다.

사실 이들은 언니가 아직 마약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집을 찾아온 것이었다. 경찰에 언니의 이름을 대고 감형을 받으려는 속셈이었다. 우리 가족과 언니는 잘 보살펴주려고 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언니를 이용하려고만 했다.

경남 창녕군 국립부곡병원 내 약물진료소로 향하는 계단 [사진=임성봉 기자]

단약에 들어간 언니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몸이 아프다거나 정신적으로 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출발을 향한 언니의 각오는 대단했다. 힘들어하는 언니에게 “약 끊으면 꼭 대학에 가자”고 다독였다.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벌벌 떨던 언니는 그 말을 들을 때면 힘겨운 웃음을 보였다.

오랜 단약(마약을 끊는 일) 끝에 언니는 꿈에 그리던 ‘교수’를 목표로 대학에 들어갔다.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도와주고 싶다며 청소년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운좋게 직장도 구했다. 마약을 끊으면서 언니의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만 같았다. 물론 ‘완전한 단약은 없다’고 믿는 언니는 정신과 치료와 학업,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마약에 중독됐던 언니의 슬픈 과거를 보면서 가족들 모두 ‘마약 중독자’에 대한 인식이 모두 바뀌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는지 온몸으로 겪으면서 생긴 변화였다. ‘마약 중독자는 괴물’이라던 어머니는 현재 교도소에 있는 수감자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기도해주고 또 책을 넣어준다. 특히 한 살인자와도 꾸준히 편지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그들을 보며 우리 가족은 어느 누구도 마약으로 인해 불행한 인생을 살지 않기를 오늘도 소망한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르다 '6개대회 연속 2위 이상' 대기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넬리 코르다가 멕시코 필드마저 정복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전설 소렌스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코르다는 4일(한국시간)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말레온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리비에라 마야 오픈(총상금 2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코르다는 2위 아피차야 유볼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즌 3승이자 통산 18승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넬리 코르다가 4일(한국시간) 리비에라 마야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PGA]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올 시즌 출전한 6개 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한 코르다는 2001년 소렌스탐이 작성한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 연속 준우승 이상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포티넷 파운더스컵·포드 챔피언십·아람코 챔피언십에서는 3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코르다는 5번 홀(파5) 이글을 시작으로 6, 7번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초반에 승기를 굳혔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티샷이 숲으로 향하며 분실구 위기를 맞았으나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보기에 그치는 집중력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넬리 코르다가 4일(한국시간) 리비에라 마야 오픈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LPGA]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주수빈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 282타, 단독 8위에 올랐다. 2023년 투어 합류 이후 통산 두 번째 톱10이다. 2라운드 공동 62위로 컷을 통과한 강민지는 3~4라운드에서 반등했다.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기록하며 합계 5언더파 283타, 공동 9위로 데뷔 첫 톱10에 진입했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주수빈. [사진=LPGA]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강민지. [사진=LPGA]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임진희는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3위에 올라 순위를 끌어올렸고, 루키 황유민은 대회 첫 60대 타수(69타)를 기록하며 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psoq1337@newspim.com 2026-05-04 07:15
사진
안세영의 한국, 中 꺾고 우버컵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선봉에 선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만리장성을 넘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린 2026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결승전에서 중국을 3-1로 제압했다. 2010년과 2022년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남자 대표팀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금빛 스매싱'이었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 [사진=BWF]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첫 번째 단식 주자로 나선 안세영은 세계 2위 왕즈이를 2-0(21-10 21-13)으로 완파했다. 안세영은 한 번의 동점도 허용하지 않는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하프 스매시와 헤어핀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대를 쥐락펴락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8강, 4강전에 이어 결승까지 모든 경기에 첫 주자로 출전해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전승 행진을 벌이며 세계 1위다운 위력을 과시했다.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통산 20승(5패)째를 수확했다. 중국 언론에서조차 '공안증'(안세영 공포증)이라는 용어를 쓸 만큼 안세영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왕즈이는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맞대결 10연패를 끊고 안세영에 일격을 가하기도 했으나,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 이어 이날까지 안세영에게 2연패를 당하며 천적 관계를 재확인했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천위페이를 꺾은 김가은. [사진=BWF] 2026.05.04 psoq1337@newspim.com 두 번째 주자였던 복식 이소희-정나은 조가 세계 1위 류성수-탄닝 조에 0-2로 패했지만, 세 번째 주자 김가은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가은은 천위페이를 상대로 1게임 8-15의 열세를 뒤집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0(21-19 21-15) 승리를 따냈다. 분위기를 바꾼 천금 같은 승리였다. 마침표는 네 번째 주자가 찍었다. 파트너 공희용의 부상 결장으로 백하나와 손을 맞춘 김혜정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세계 4위 지아이판-장수셴 조에 2-1(16-21 21-10 21-13) 역전승을 거뒀다. 첫 게임을 내준 백하나-김혜정은 전열을 가다듬은 2게임에서 시원한 공격을 퍼부으며 21-10으로 승리했다. 마지막 3게임은 더 압도적이었다. 3-2 상황에서 무려 9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한국의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단식 주자였던 심유진(인천국제공항·19위)은 세계 5위 한웨와의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동료들과 함께 시상대 맨 위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중국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 [사진=BWF] 2026.05.04 psoq1337@newspim.com 올해 초 아시아단체선수권에 이어 우버컵까지 석권한 여자 대표팀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임을 증명하며 오는 9월 아시안게임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남자부에선 중국이 돌풍의 프랑스를 3-1로 물리치고 토머스컵 우승컵을 안았다.  psoq1337@newspim.com 2026-05-04 06:1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