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㉞] 열여덟 살, 마약으로 그녀를 잃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가출해 쪽방촌으로 숨어든 소년..동갑내기 소녀 만나 마약에 빠져
우울증 겪던 소녀, 결국 극단적 선택.."18살, 너무도 어린 나이"
다시 찾은 쪽방촌 .."10년 지나서야 너를 가슴에 묻는"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기자 = 10년 전, 김성수(가명)씨는 어머니의 지갑에서 5만원을 훔쳐 집을 나갔다. 지겹도록 싸우던 부모님, 숨 막히게 답답했던 학교, 김 씨는 가출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며칠이나 길거리를 배회했다. 결국 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십개의 방이 붙어 있던 쪽방촌에 숨어들었다.

화장실 수도꼭지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옆집 사람의 기침 소리, 발자국 소리까지 들리던 쪽방, 김 씨는 이곳에서 동갑내기 희영(가명)을 만났다. 바로 옆방에 살던 희영은 친구와 함께 3개월 전쯤 집을 나왔다고 했다. 둘은 금방 친구가 됐고 서로 방을 오가며 자주 이야기도 나눴다. 어쩌다 돈이라도 생기면 라면을 사 나눠 먹고는 했다.

김 씨가 희영에게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건 오래 지나지 않아서였다. 희영의 방에는 수상한 물건들이 굴러다니고는 했는데, 김씨는 그것이 마약을 하는 도구라고 짐작했다. 희영이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수척한 몰골로 나타나는 경우도 더러 봤다. 하지만 이 사실이 외롭던 김 씨에게 친구를 외면할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얼마 뒤 김 씨와 정화는 방 하나를 빼고,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런데 희영은 기다렸다는 듯 김 씨 앞에서 마약을 하기 시작했다. 희영은 무엇이 좋은지 실실 웃다가 갑자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 이어졌다.

김 씨는 그런 희영이 무서워 몇 번이나 말리고 마약을 숨겨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마약에 대한 집착은 상상을 뛰어넘었고, 희영은 급기야 김 씨에게도 마약을 권유했다. 희영은 “내가 그래도 너 친구인데 나쁜 거 하라고 하겠냐”며 마약을 슬그머니 내밀었다.

망설이던 김 씨는 결국 희영이 알려준 대로 마약을 투약했다. 당장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막막함, 앞날에 대한 두려움, 김 씨는 마약이 이를 다 잊게 해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환각이고 착각이었다.

마약에 빠진 김 씨의 삶은 조금씩 추락하고 있었다. 돈이 생기면 마약을 사는데 쓰던 김 씨와 희영은 가끔 찾아오던 친구들이 주던 푼돈으로 연명했다. 밥 대신 마약을 사는 날이 더 많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둘은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몸무게는 10㎏ 이상 빠졌다.

김 씨와 희영은 친구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돈이 궁해 길거리로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중년의 아저씨나 학생에게 닥치는대로 돈을 구걸했다. 비참한 삶이었지만 둘은 마약을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직 청소년이었던 이들에게 마약의 부작용은 더 빠르게 나타났다. 조울증 증세가 시작됐고 이를 잊기 위해 다시 마약에 손대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마약으로 하루를 시작해 마약으로 잠들던 이들의 삶은 더는 행복하지 않았다.

희영은 김 씨가 잠든 사이 마약에 취해 깨진 유리병으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다. 그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김 씨는 희영을 응급실로 데려갔다. 하지만 출혈이 심했던 희영은 18살 어린 나이에 건널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경남 창녕군 국립부곡병원 내 약물진료소로 향하는 계단 [사진=임성봉 기자]

김 씨는 이 일을 계기로 어머니의 손에 끌려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1년 동안의 가출은 그렇게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김 씨는 집에 돌아온 후 극심한 금단증상에 몸부림쳤다. 어머니는 직장마저 그만두고 김 씨를 돌봤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은 끝에 김 씨는 다행히도 단약에 성공했다.

그 뒤로 10년이 지난 어느 날 김 씨는 희영이 있던 쪽방촌을 다시 찾았다.

쓸쓸하고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서로에게 전부였고 친구이자 동료였던 희영을 김 씨는 그리워했다. 두통과 우울증이 찾아올 때면 김 씨는 희영을 생각했다. 유독 하얗고 곱던 피부, 검고 큰 눈동자가 선해 보였던 희영. 김 씨는 10년이 지나서야 희영을 가슴에 묻을 수 있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해찬 전 국무총리, 베트남서 별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국무총리)이 25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별세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22일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차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했다. 이해찬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3일 서울시 중구 민주평통사무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민주평통] 다음날인 23일 아침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낀 이 부의장은 귀국 절차를 밟았고, 베트남 공항 도착 후 호흡 곤란으로 호치민 탐안(Tam Ahn)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 부의장은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스텐트 시술 등 현지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2시 48분(현지시간) 운명했다. 통일부는 현재 유가족 및 관계 기관과 함께 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다. hyun9@newspim.com 2026-01-25 17:32
사진
李대통령, 이혜훈 지명 철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지명한지 약 한 달 만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본 뒤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 후보자는 보수정당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그러면서 "통합은 진영 논리를 넘는 변화와 함께 대통합의 결실로 맺어질 수 있다"며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수석은 '어떤 의혹이 결정적인 낙마 사유로 작용했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후보자가 일부 소명한 부분도 있지만, 국민적인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지, 특정한 사안 한 가지에 의해 지명 철회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진사퇴가 아닌 이 대통령 지명 철회 방식으로 정리한 것에 대해 "이 후보자를 지명할 때부터 이 대통령이 보수 진영에 있는 분을 모셔 오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았는가.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취지에서 지명 철회까지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보좌진 갑질·폭언, 영종도 투기, 수십억원대 차익 반포 아파트 부정청약, 자녀 병역·취업 특혜 의혹들에 더해 장남의 연세대 입학을 둘러싼 '할아버지·아빠 찬스' 의혹 등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이에 관가 안팎에서는 이번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임명 강행 가능성도 있었지만,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의혹들이 되레 커지면서 낙마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우자가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았을 당시 시아버지인 4선 의원 출신 김태호 전 내무장관의 훈장을 내세워 장남을 '사회기여자 전형'에 합격시킨 것은 국민 뇌관을 건드리는 입시 특혜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낙마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자 지명 철회에 대해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위선과 탐욕이 적나라하게 많이 드러났다"며 "늦었지만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3선 검증 기준과 국무위원 후보자 검증에는 원칙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며 "국회의원으로 이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자질에 대한 검증은 그 당시엔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국무위원 검증이 제대로 된 첫번째 검증이었다"고 덧붙였다. 기획예산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기획예산처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민생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hyun9@newspim.com 2026-01-25 15:5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