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㉛] "나는 수사기관에 잡혀본 적 없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중학교 1학년 마약에 처음 손댔다 덧셈, 뺄셈 못할 정도로 몸 망가져
"경찰이 잡아갔다면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
"죽을 것 같다" 찾아간 병원서 의사 도움으로 단약 시도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최영호(가명)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 외아들인 최 씨가 자신의 가난을 끊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아버지.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최 씨의 성적은 떨어졌고 그때마다 아버지는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거침없이 내뱉기도 했다. 그런 아버지 입에서는 늘 술 냄새가 풍겼다. 아버지는 멀지 않아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최 씨는 별로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가 됐다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중학교 1학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과 담배도 처음 배웠다.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무서운 게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최 씨에게 다가왔다. 친구는 음악하는 형들을 통해 얻었다며 알약 몇 개를 꺼내 보였다. 동네에서 잘 나가는 친구들은 모두 먹는 약이라고도 했다. 최 씨는 두려웠지만 “남들도 다 하는데 나는 왜 못해”라는 생각으로 알약을 집어삼켰다. 최 씨의 길고 긴 ‘마약 인생’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최 씨는 약을 먹은 뒤 한 시간쯤 지나자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럼증이 일었다. 제대로 몸조차 가누지 못했다. 친구는 다음날도 찾아왔다. 최 씨는 거절했지만, 친구는 끈질겼다. 유혹은 달콤했고 의지는 나약했다.

그날 이후 최 씨는 약물 없이는 단 하루도 지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술과 마약만 있다면 누구도 부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약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최 씨를 더 깊은 수렁으로 유혹했다.

최 씨를 찾아온 한 동네 선배는 대뜸 대마초를 권했다. 동네에서는 이미 대마초를 즐기는 친구들도 많았다. 처음 약물을 접했을 때와 달리 최 씨는 아무런 두려움이나 고민 없이 대마초를 입에 물었다. 그렇게 그는 돈만 생기면 마약을 사는데 모조리 쏟아부었다.

그런 최 씨를 안타깝게 생각했던 동네 형이 갑자기 찾아왔다.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며 지내라는 제안이었다. 수중에 한 푼도 없던 최 씨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최 씨는 이상한 점을 느꼈다. 돈을 받고 거슬러주는 단순한 계산이 안 되는 것이었다. 뺄셈, 덧셈처럼 단순한 사칙연산조차 버거웠다.

마약은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은밀하게 몸을 잠식한 상태였다. 갑자기 숨이 차고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도 했다. 급기야 작은 일에도 신경질을 내다 손님과 싸우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다. 급기야 심각한 공황증세가 찾아왔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최 씨를 덮쳐왔다. 동네 형은 정신병원을 권했지만, 최 씨는 단칼에 거절했다. 자신이 정신병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도 마약은 최 씨의 몸과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는 당구장 영업이 끝나면 친구들을 불러 몰래 마약을 즐기기 시작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약물에 의지하는 삶이 계속됐다.

그러던 중 최 씨는 갑자기 가게를 들린 형에게 약물을 하는 모습을 들켰다. 그는 당황스러운 나머지 아무런 말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도망갔다. 그렇게 마약 소굴로 돌아간 최 씨는 다시 마약에 허우적대는 삶을 살아갔다. 동네에는 최 씨가 ‘약쟁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단약(마약을 끊는 일)도 시도해 본 적 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최 씨는 이때 단순히 의지만으로는 마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친구들이 최 씨를 볼 때마다 “같이 마약 하러 가자”고 꾀면서 단약의 길은 멀어져 갔다.

마약은 그런 최 씨를 점점 파멸의 길로 인도했다. 그는 가족은 물론 친척들에게 “사업 수완이 좋은 동업자를 만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작은 사업을 벌여 놓았지만, 일은 남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마약만 즐기고 살았다. 사업은 번번이 실패했고 그럴 때마다 최 씨는 마약을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럴수록 병적으로 마약에 집착했고 아무런 빛조차 없는 삶을 헤매게 된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그러던 중 과거 당구장에서 느꼈던 마약 부작용과 죽음의 공포가 다시 최 씨를 찾아왔다. 최 씨는 “이번에는 정말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정신과 의사를 만난 최 씨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남김없이 쏟아냈다. 처음 마약을 접했던 계기부터 산 송장이나 다름없는 지금의 모습까지. 의사에게 "선생님, 제발 저 좀 살려달라"며 울부짖었다.

최 씨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입원치료를 결정했다. 이미 망가진 몸과 마음이었지만, 최 씨는 상처받은 자신의 삶도 이곳에서 치료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 씨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수사기관에 잡혀본 적 없다. 입원 기간 최 씨는 “학생 때 경찰에 잡혀 호되게 혼났다면 마약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곱씹었다.

돌이켜보면 최 씨의 과거는 후회와 안타까움만 가득했다.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지 않았다면, 중학교 1학년 친구의 제안을 뿌리쳤다면, 마약을 끊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던 동네 형을 끝까지 따랐다면, 더 일찍 병원을 찾아왔다면. 늦었지만 최 씨는 이제 후회의 지난날을 떠나보내고 마약 없는 새로운 삶을 꿈꿀 뿐이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임병택 시흥시장 무투표 당선 확정 [시흥=뉴스핌] 박승봉 기자 = 6·3 지방선거 경기 시흥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병택 후보의 무투표 3선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수도권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인이 결정되는 것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임병택 예비후보 출근길 인사. [사진=임병택 시흥시장 예비후보 선거캠프]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6시까지 시흥시장 선거에는 임병택 현 시장만이 단독으로 등록을 마쳤다. 경쟁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임 후보는 별도의 투표 절차 없이 선거일에 당선인 신분을 확정짓게 됐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한 데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추가 공모를 세 차례나 연장하며 막판까지 '임병택 대항마'를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시흥시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고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중량감 있는 인물들에게 출마를 권유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은 과거 민선 4기 후반기 재·보궐 선거부터 현재까지 내리 민주당 계열 시장이 당선된 '보수 험지'로 분류된다. 특히 지난 21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당시 후보가 경기도 내 최고 득표율(57.14%)을 기록했던 곳이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후보 영입에 더욱 난항을 겪었다는 분석이다.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된 임 후보는 이번 당선으로 '최연소 3선 시장'과 '수도권 첫 무투표 기초단체장 당선'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얻게 됐다. 임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시흥시민들께서 만들어주신 역사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선 기간 물길을 바꿨다면, 이제는 그 물살을 타고 시흥을 정말 잘 사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로 '국가 첨단 바이오 특화단지 완성'과 '배곧서울대병원 본공사 안착'을 꼽으며 시흥의 대전환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공직선거법 제190조에 따라 단독 후보자가 된 임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유세차나 확성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후보자 신분은 유지하며 정책 설명 활동이나 자당 소속 시·도의원 후보들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한 것은 수도권 민심의 지형 변화와 인물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임 시장이 투표 없이 당선된 만큼, 향후 시정 운영에서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141world@newspim.com 2026-05-15 21:54
사진
李대통령 지지율 61%[한국갤럽]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직전 조사보다 소폭 하락해 6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1%로 집계됐다. 2주 전 조사 대비 3%포인트(p)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33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직전 조사 대비 2%p 올랐다. '의견 유보'는 11%로 집계됐다.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26%)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외교'(10%), '전반적으로 잘한다'(7%) 순이었다. 부정평가 이유는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가 각각 10%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경제·민생·고환율'(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8%)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2주 전과 비교하면 부정 평가 이유에서 도덕성 관련 지적이 늘었다"며 "이는 여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 조작 수사·기소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 부여 공방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5%, 국민의힘이 23%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1%p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2%p 올랐다. 조국혁신당은 2%, 개혁신당은 4%, 진보당은 1%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무당층 응답자는 24%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에 이 대통령 재판을 무효화할 수 있는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27%, '부여해선 안 된다'는 응답은 44%로 집계됐다. 의견 유보는 28%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05-15 11:0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