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13일 교사들은 고교학점제가 대입 영향으로 취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과목 선택권이 달라져 교육 격차가 발생했다.
- 복잡한 대입 전형이 사교육을 키워 평가권 보장과 상담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농어촌·소규모 학교는 개설 과목 부족…교원 배치 개선 요구
학생부 기록·평가 부담에 사교육 의존…"대입 개편 방향부터 정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도록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대학입시의 영향으로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내신 성적을 받기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고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개설할 수 있는 과목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 전형이 복잡해지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고 공교육 안에서 충분한 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스핌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너진 교권, 교육 없는 교실, 쌓이는 사교육'을 대주제로 공동 특별기획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에서는 '공정과 경쟁의 균형점을 찾아서, 대입제도 개편의 방향'을 주제로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충돌을 비롯해 학생부 평가와 사교육 문제를 논의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와 이윤희 경기 점동고 교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고교학점제의 역설…"진로보다 내신 유리한 과목 선택"
▲좌장(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도록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상대평가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에서는 수강 인원이 적을수록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내신 상대평가가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윤희 경기 점동고 교사
학생들은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려운 과목이나 수강 인원이 적은 과목을 피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과목도 기피합니다. 내신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성취평가제가 상대평가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 선발의 어려움을 제기하면서 5등급 상대평가가 병행됐습니다.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지나치게 종속돼서는 안 됩니다.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내신 상대평가가 상당히 충돌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보다 어떤 과목이 내신에 유리한지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들도 모집단위별로 권장 이수 과목을 안내하면서 학생들은 고교 입학 초기부터 희망 학과를 결정하고 그에 맞춰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낍니다.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맞추기 위해 진로를 먼저 정하는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진로선택과 융합선택 과목부터 석차등급 부담을 줄이고 성취평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농어촌 학생은 과목 선택부터 불리…"교원 배치 바꿔야"
▲좌장
농어촌이나 소규모 고등학교는 교원 부족으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능력을 가진 학생이라도 재학 중인 학교에 따라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상민 교사
고교학점제가 선택권을 확대하는 제도라면 학교가 얼마나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별시와 광역시 학교가 읍·면 지역 학교보다 많은 선택과목을 제공하고 소규모 학교는 공동교육과정 참여 비율도 낮게 나타났습니다.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달라진다면 이는 구조적인 교육 격차입니다.
현재의 학급 수 중심 교원 배치 방식은 고교학점제의 과목 수요 중심 운영과 충돌합니다. 소규모 학교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기초정원제 같은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대학에서도 학생이 이수한 과목뿐 아니라 해당 학교에서 실제로 어떤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윤희 교사
소규모 학교에서는 대입과 연계해 지나치게 많은 과목을 개설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과 여주, 이천 등에서는 남한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개설 과목이 줄고 운영 요일도 제한되면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목을 확대하고 운영 시간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학생부 평가의 딜레마…"교사의 평가권 보장해야"
▲좌장
학생부 기재 항목이 축소되면서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수행평가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교사의 자율적인 평가권과 공정성을 함께 지킬 방법은 무엇입니까.
▲이윤희 교사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부 작성에 상당한 부담을 느낍니다. 담임교사는 담당 교과뿐 아니라 자율활동과 진로활동, 동아리활동까지 기록해야 합니다.
학생부 기재 항목이 줄었다고 업무 부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서술형 대신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기록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사에게 학생을 사실대로 평가하고 기록할 권한을 줘야 합니다. 학생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가 있지만 학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평가인지 의문입니다.
▲이상민 교사
학생부 중심 평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교사의 전문성과 평가권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학생의 발표와 문제해결 능력, 탐구 과정을 확인하는 데 필요하지만 여러 교과에서 동시에 진행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평가 횟수가 많다고 학생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가 기준은 사전에 명확하게 공개하되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이 민원에 따라 쉽게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입시 복잡할수록 사교육 의존…"상담 예약도 티켓팅"
▲좌장
정부마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강조했지만 대학별 전형은 여전히 복잡합니다.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 수업과 진학 지도만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합니까.
▲이상민 교사
대학마다 전형명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서류평가 방식 등이 달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학생부 교과전형이라고 해도 대학에 따라 서류평가와 면접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전형의 이름만 보고도 선발 방식을 이해하도록 구조를 단순화해야 합니다.
사교육 수요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은 전문적인 진학 상담을 신청하는 과정이 콘서트 티켓팅처럼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상담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이윤희 교사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이 높은 학생이 탈락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 합격한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대학들이 명확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현직 교사의 진학 지도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입 개편 방향…"수능은 기본 역량, 학생부는 성취 평가"
▲좌장
대입 제도는 정권이나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개편 논의가 반복됐습니다. 당장 보완해야 할 부분과 장기적으로 바꿔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이윤희 교사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를 교육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현직 교사들의 의견이 대입 제도에 충분히 반영돼야 합니다.
교육과정이 대입에 종속돼서는 안 됩니다. 수시와 정시의 비율보다 고3 2학기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현실부터 살펴야 합니다. 고3 2학기 성적까지 반영하고 대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민 교사
가장 시급한 것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입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수능은 대학에서 공부할 기본적인 학업 역량을 확인하는 기준 충족형 평가로 바꾸고 학생부는 어떤 과목을 배우고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 보여주는 평가로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다만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일부 대학이나 전형에서 성취도와 과목 이수 내용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시범 운영하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개편 방향이 정권의 임기보다 오래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자신이 치를 대입 제도의 큰 틀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좌장(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
대입 제도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여전히 명확한 해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공정성과 경쟁, 학생의 선택권 등 여러 가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대학 육성부터 수능과 내신 개편, 고교학점제와 학생부 평가까지 각각의 제도는 별개로 보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제도의 공정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새로운 사교육 경쟁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입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을 더욱 세밀하게 줄 세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육 기회를 얻도록 하는 데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