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승원 후보자 관련 제넨셀 청탁 의혹은 10일 임상 승인 뒤 자금 문제에서 비롯됐다
- 제넨셀은 매출 4억원에 임상비 128억원이 필요해 승인과 투자 유치가 절실했다
- 승인 후에도 후속 자금 조달이 필요했지만 임상은 목표 23.6%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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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 승인 후 24억원…환자 모집마다 추가 지급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임상 승인 청탁 의혹의 배경에는 '임상 승인 이후의 돈'이 있었다.
제넨셀이 추진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연구용역비는 128억원에 달했지만 당시 회사의 연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으면 수십억원의 임상비를 추가로 집행해야 하는 동시에 후속 투자와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었다.
즉 IND 승인은 제넨셀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출발점이면서, 그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메디칼 투자와 임상 승인 시기가 맞물리고 김 후보자의 민원 전달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신속 처리 요청이 통상적인 민원이었는지 부당한 청탁이었는지가 의혹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10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제넨셀이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의 국내 임상 2상을 추진할 당시 부담한 비용은 회사의 매출 규모(약 4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가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체결한 계약서에 명시된 임상 연구용역비는 128억원이다.
제넨셀은 당초 300명으로 계획했던 임상 2상 목표 대상자를 변경계약을 통해 424명으로 확대했다. 비용은 계약 체결과 IND 승인, 환자 모집률에 맞춰 단계적으로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계약 체결 후 5억2500만원, 변경계약 후 6억7500만원, 1개국 이상에서 IND를 승인받은 뒤 24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제넨셀은 2021년 1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36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임상 2상 대상자의 25%, 50%, 75%를 모집할 때마다 각각 25억6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했다. 임상 승인을 받은 순간 24억원의 지급 조건이 충족되고, 환자 모집이 진전될 때마다 수십억원이 추가로 필요한 구조였던 셈이다.
신약 임상비용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시험 규모가 커져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환자가 늘어나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연구비와 각종 검사비뿐 아니라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공급, 환자 모집, 안전성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와 통계분석 비용도 확대된다.
임상 경험이 있는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임상비용은 국가와 적응증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국내에서는 환자 한 명당 1억원이 투입된다고 보기도 한다"며 "통상 1상은 수십명, 2상은 수백명, 3상은 수백~수천명 단위로 진행돼 비용이 점차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매출이 없는 비상장 바이오기업은 임상 단계별 성과로 후속 투자나 기술이전을 이끌고, 그 자금으로 다음 단계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며 "외부 자금조달 없이 대규모 3상까지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상비 조달은 제넨셀 자체 사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2021년 제넨셀의 매출은 약 4억277만원에 그친 반면 영업손실은 85억5307만원, 당기순손실은 88억9113만원에 달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신약 임상을 뒷받침할 수준의 수익 기반은 아니었다.
같은 해 세종메디칼이 제넨셀에 투자한 금액은 약 113억원이다. 세종메디칼은 강세찬 제넨셀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 66만주를 63억원에 인수하고 제넨셀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약 113억원이 전부 제넨셀 운영자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구주 인수대금 약 63억원은 기존 주주인 강 창업자에게 지급됐고, 회사에 신규 자금으로 유입된 금액은 CB 50억원이었다. 이는 CRO와의 연구용역 계약 규모인 12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제넨셀은 임상 승인을 기점으로 투자 유치를 확대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식약처가 2상과 후속 3상을 하나의 연속형 시험계획으로 승인한 만큼, 개발을 이어가려면 후기 임상에 필요한 자금까지 대비해야 했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임상 승인 이전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코스닥 상장을 계획했다. 2021년 2월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임상을 승인받는 대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상장기업 기술평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하나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도 기업공개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기업은 현재 매출과 이익보다 보유 기술의 완성도와 시장성을 평가받는다. 임상 승인이 기술성평가 통과나 상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물질이 연구실 단계에서 벗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주요 성과로 활용된다.
제넨셀이 임상을 승인 받으면 100억대의 자금을 본격적으로 집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후속 투자를 확대하고 IPO를 위한 기술성 평가를 추진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투자자와 약속한 마일스톤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IND 심사가 지연되면 식약처에 진행 상황을 문의하고,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임상 승인 일정이 투자와 연결되는 것은 바이오벤처의 일반적인 자금조달 구조다. 제넨셀 역시 세종메디칼 투자와 코스닥 상장 추진 과정에서 임상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투자계약서에 임상 승인을 선행조건으로 두진 않았지만, 투자와 상장 계획이 맞물린 시기에 정치권을 통한 신속 처리 요청이 이뤄지면서 통상적인 민원인지 부당한 청탁인지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렵게 승인을 받은 임상은 계획대로 끝나지 못했다. 2022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선별검사에 참여한 환자는 109명에 그쳤고, 이 가운데 9명이 탈락해 시험약 또는 위약 투여군에 무작위 배정된 환자는 100명에 그쳤다. 최종 목표 인원(424명)의 23.6% 수준에서 환자 모집이 중단됐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유행이 잦아들면서 치료제 임상을 중단하는 기업이 늘었고, 제넨셀 또한 당시까지 확보한 임상 자료를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한 뒤 개발 지속 여부를 판단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제넨셀에 IND 승인은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었지만 신약 개발의 성공을 보장하는 종착점은 아니었다. 승인 이후에도 환자를 모집하고 수십억원대 추가 비용을 조달해 임상을 끝까지 완주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남아 있었던 셈이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