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동 전쟁 후 오일머니가 급감했다
- 호르무즈 봉쇄로 산유국 재정적자가 불었다
- 국부펀드 축소가 글로벌 신용경색 키웠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관광객도 뚝 끊겨"...중동 경제 다각화 '치명상'
에너지발 고물가에 금리 압박 지속… 글로벌 신용 경색 '도미노' 우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자금폭식이 초래할 금융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 자산시장에 잉여 자금을 공급하던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머니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정학적 악재에 발이 묶였다.
글로벌 자금 시장이 막대한 빚을 끌어쓰는 '대(大)차입의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핵심 자금 공급처인 중동 국부펀드들의 돈줄이 마르거나 가늘어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전 세계 국부펀드 40% 쥔 '오일 파워'… 원유 수출 막히자 재정적자 비상
중동 걸프협력회의(GCC) 산유국들의 국부펀드(SWF)는 그간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자금 공급자 역할을 해왔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재단(ORF) 중동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부다비투자청(ADIA), 사우디 국부펀드(PIF), 쿠웨이트투자청(KIA) 등 걸프 지역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은 개전 직전 기준 4조 9천억 달러(약 6천776조 원)로, 전 세계 국부펀드 전체 자산의 약 40%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가 하루 90여 척에서 한 자릿수로 급감하면서 이들 산유국의 현금 창출력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 사사카와평화재단(SPF)의 다카하시 마사히데 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저장 공간 부족으로 개전 후 석 달간(2~4월) 사우디,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4개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종전 대비 총 928만 배럴 급감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기존 1천11만 배럴에서 687만 배럴로 324만 배럴이나 줄어들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이라크는 하루 414만 배럴에서 149만 배럴로(265만 배럴 감소), 쿠웨이트는 258만 배럴에서 56만 배럴로(202만 배럴 감소) 생산량이 쪼그라들었다. 파이프라인 우회 수단을 일부 확보한 UAE 역시 하루 생산량이 339만 배럴에서 202만 배럴로 137만 배럴 줄어들었다.
유가가 올랐음에도 수출 물동량이 완전히 막히면서 지난 3월 한 달간 이라크는 55억 3천만 달러, 쿠웨이트는 23억 9천만 달러, 카타르는 11억 5천만 달러의 에너지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유·가스 판매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동 국가들의 재정적자가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때 천연가스 수출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사막의 진주'로 불렸던 카타르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의 주요 가스 시설 공격으로 인해 카타르의 핵심 생명줄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핵심 축이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국영 기업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장기 공급 계약 이행 중단을 통보했다.
◆ 미래 먹거리 국가 사업도 '올스톱'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 및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거듭나려던 국가 다각화 전략에도 치명상이 가해졌다. 전쟁 이전 카타르는 외국 기업의 현지 파트너 규제를 철폐하고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수시로 개최해 왔다.

그러나 전쟁 발발 직후 미국 등 주요국의 여행 경보 발령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급감했다. 지역 불안을 우려한 다국적 기업들은 직원들을 국외로 철수시키고 있다. 도하의 전통 시장인 수크 와키프 상인들은 성수기임에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고 토로하며,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중동 지역 전체가 매일 6억 달러의 관광 수익을 잃고 있다고 추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적 비전인 '비전 2030' 프로젝트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 온 5천억 달러 규모의 미래형 신도시 '네옴(NEOM)' 프로젝트는 전쟁 이전부터 가중되던 재정 적자로 이미 핵심 직선도시 '더 라인(The Line)' 사업 축소 및 연기 설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봉쇄로 오일머니 창출력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 정부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넘어서며 불어나자, 국부펀드(PIF) 역시 초대형 해외 및 자국 인프라 투자를 일시 중단하거나 자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 자금 공급처에서 '매도자'로… 페트로달러 재투자 선순환 끊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재정 경색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간 산유국들은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페트로달러)를 국부펀드를 통해 미국 국채, 글로벌 주식, 인프라 등 해외 자산에 재투자해왔다. 하지만 수출 수입이 급감하고 전쟁 복구 및 방위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산유국들은 국내 재정을 메우기 위해 해외에 풀어두었던 국부펀드 자금을 인양(해외 자산 매도)하거나 신규 투자를 전면 동결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실제로 사우디 PIF 등 주요 국부펀드들은 자금난과 재정적자가 가중되면서 글로벌 기술·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펼치던 과감한 해외 직접 투자를 축소하고, 자원 수입 감소에 따른 달러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국 재무부와 UAE 간의 이례적인 통화스왑 체결 논의가 외신에 유출된 것 역시, 전쟁 장기화 시 발생할 수 있는 달러 유동성 불안에 산유국들마저 선제적 안전장치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의 대치 국면이 해를 넘겨 장기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동서 파이프라인 등을 갖추지 못한 걸프 산유국들은 원유 시장 점유율을 미국과 남미 등에 빼앗길 위험에도 직면해 있다. 이는 오일머니의 글로벌 자금 공급 역량을 구조적으로 장기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유가발 '전 지구적 비용 상승'… 대차입 시대의 금리 압박 가중
호르무즈 사태는 에너지 가격과 해상 물류비를 동반 자극하며 전 지구적 경제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사카와평화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란의 미사일 타격을 받은 카타르 라스라판 LNG 시설(4·6호 트레인)의 경우 생산 능력의 17%(연 1천280만t)가 손실되었으며 정상 복구에만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기 해협 봉쇄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에너지 공급 부족과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발목을 잡고,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는다. 막대한 차입금에 의존해 온 글로벌 기업과 정부들의 이자 부담이 극대화되는 시점에, 중동 국부펀드의 자금 공급마저 끊기면서 글로벌 신용 경색 위험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