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퀀텀에이아이는 21일 KHF 2026서 AI 상담봇을 공개했다
- 엠알파크는 창문형 디스플레이 트루윈도로 병실 체험을 바꿨다
- 병원 디지털 전환 경쟁이 진료실 밖 환자경험으로 옮겨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퀀텀에이아이, 사람처럼 응대하는 AI 콘택트센터 공개
엠알파크, 창문 없는 병원 공간에 자연 풍경 구현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병원 예약을 도와드리겠습니다. 희망하시는 진료과를 말씀해 주세요."
휴대전화 너머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상담원처럼 질문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갔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인공지능(AI) 상담봇이었다. 몇 걸음 떨어진 다른 전시 부스에서는 창문처럼 생긴 대형 디스플레이 너머로 숲과 바다가 펼쳐졌다. 창문이 없는 병실과 대기실에서도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창문'이다.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6)'에서는 병원의 디지털 전환이 진단과 치료를 넘어 환자의 예약·상담·대기·입원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코엑스 C·D홀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 의료 AI와 병원정보시스템, 의료로봇, 디지털 병리, 환자 모니터링, 병원 설비 등을 다루는 기업들이 부스를 차렸다.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과 병원 구매 담당자, 투자자들이 제품 시연을 지켜보거나 도입 비용과 기존 시스템 연동 방식 등을 묻는 모습이 이어졌다.
올해 전시장의 화두는 'AI 네이티브'와 '피지컬 AI'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병원에서 매일 반복되는 불편을 해결하는 기술이었다. 그중에서도 퀀텀에이아이와 엠알파크는 각각 '소통'과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환자 경험의 변화를 보여줬다.
퀀텀에이아이는 AI 콘택트센터 플랫폼 '수니(sooni)'를 선보였다. 부스에 마련된 화면에 전화번호를 입력하자 잠시 뒤 실제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면 AI가 예약 문의와 진료 안내 등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에 따라 질문하고 답변했다.
단순히 녹음된 안내방송을 들려주는 자동응답시스템(ARS)과는 달랐다. 이용자의 발화를 인식하고 대화의 맥락에 맞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병원과 진료과, 상담 목적에 따라 목소리와 발화 속도, 말투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병·의원은 예약 확인과 일정 변경, 검진 안내, 내원 전 주의사항 전달 등 반복적인 상담 업무가 많다. 특히 통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환자가 장시간 기다리거나 연결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니는 이 같은 반복 업무를 AI 음성봇이 맡고, 복잡한 상담은 사람에게 넘기도록 설계됐다. 상담 내용 요약과 답변 추천 등을 통해 상담원의 업무를 돕는 AI 어시스턴트 기능도 제공한다.
퀀텀에이아이 관계자는 "병원 상담은 단순한 예약 접수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처음 병원을 접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AI가 반복적인 문의를 처리하면 상담원은 사람의 판단과 공감이 필요한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마다 진료 체계와 상담 방식이 다른 만큼 실제 업무 흐름에 맞춰 시나리오와 목소리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엠알파크 부스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의 디지털 기술을 만날 수 있었다. 회사가 공개한 '트루윈도우(TrueWindow)'는 자연 풍경 콘텐츠와 창문 형태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콘텐츠 관리 플랫폼을 결합한 공간 솔루션이다.
겉보기에는 벽에 설치한 대형 모니터와 비슷하지만 목적은 영상 감상이 아니다. 실내에서 실제 창밖을 바라보는 듯한 시각적 깊이와 공간감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숲과 바다, 하늘 등 자연 풍경을 창문의 비율과 시선 높이에 맞춰 보여준다.
병원에는 구조상 외부 창문을 내기 어려운 공간이 적지 않다. 지하 검사실이나 치료실, 폐쇄형 병실, 대기실, 상담실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와 보호자가 장시간 머무는 곳이지만 외부 풍경과 단절돼 답답함을 느끼기 쉽다.
트루윈도우는 공간 크기와 설치 목적에 따라 싱글형과 파노라마형, 벽걸이형과 스탠드형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병실뿐 아니라 외래 대기실, 상담실, 로비, 요양시설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대를 설치한 경우에는 관리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와 재생 일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엠알파크 관계자는 "병원 공간은 치료의 배경이 아니라 환자가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의 일부"라며 "창문을 새로 낼 수 없는 곳에서도 환자와 보호자가 자연을 바라보는 듯한 안정적인 공간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트루윈도우의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자체 파일럿 체험과 뇌파 측정 실험 등을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현재 결과는 소규모 자체 실증 단계로, 질병 치료나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 결과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향후 병원 도입 확대를 위해서는 의료기관과의 추가 실증과 객관적인 효과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두 회사가 적용한 기술은 다르다. 퀀텀에이아이는 병원과 환자가 대화하는 과정에 AI를 넣었고, 엠알파크는 환자가 머무는 공간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하지만 출발점은 같다.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은 어디에서 불편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이다.
KHF 2026 현장에서는 기술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AI 모델의 성능이나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만으로는 병원 도입을 결정하기 어렵다. 기존 병원 시스템과 얼마나 쉽게 연동되는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실제로 줄이는지, 환자와 보호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환자의 전화를 받고, 창문이 없는 병실에 바깥 풍경을 들여오는 시대다. KHF 2026에서 만난 두 기업은 서로 다른 기술로 같은 질문을 던졌다. 병원에 새로운 장비를 하나 더 놓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술로 사람의 경험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의료 디지털 전환의 다음 경쟁 무대는 진료실 밖에서 이미 열리고 있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