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남자농구가 16일 일본에 66-95로 져 1승 5패를 기록했다
- 마줄스호는 수비 붕괴와 전술 혼선 속에 한일전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다시 썼다
- 아시안게임이 한 달도 안 남아 전술 완성과 반전이 시급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남자농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에게 걸었던 기대가 우려로 바뀌고 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부임 이후 성적은 1승 5패. 이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시간도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15~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문제는 단순한 2연패가 아니었다.

한국은 광복절인 15일 1차전에서 68-88로 졌다. 종전 한일전 최다 점수 차 패배는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당했던 17점 차였다. 무려 64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20점으로 갈아치웠다. 그런데 하루 뒤 더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2차전에서 66-95, 무려 29점 차로 무너지며 전날 세운 한일전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물론 한국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에 나선 이현중을 비롯해 최준용, 송교창 등이 빠졌고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이정현, 안영준 등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골밑의 핵심인 하윤기의 공백도 컸다. 일본은 1차전에 NBA에서 뛰는 하치무라 루이와 가와무라 유키 등을 활용하며 한국보다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따라서 일본에 패했다는 사실 자체만 가지고 마줄스호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중요한 건 결과보다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더구나 2차전에서는 하치무라와 니시다 유다이, 토미나가 게이세이 등이 뛰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1차전보다 9점이 더 벌어진 29점 차로 패했다. 전력 차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장면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
가장 심각했던 건 수비였다. 일본은 2차전에서 3점슛 37개를 던져 무려 17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이 45.9%에 달했다. 토가시 유키와 가와무라, 사사키 류세이가 나란히 3점슛 4개씩을 꽂았다. 일본 선수들의 슛 감각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국 수비가 만들어준 오픈 찬스가 적지 않았다.

일본이 새로운 농구를 들고나온 것도 아니었다. 빠른 가드진의 돌파에서 시작되는 드라이브 앤 킥, 적극적인 스페이싱과 3점슛, 센터 조쉬 호킨슨을 활용한 픽앤롤과 픽앤팝은 일본이 꾸준히 활용해온 공격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은 가와무라가 첫 번째 수비를 무너뜨릴 때마다 수비 로테이션이 흔들렸다. 도움 수비가 들어가는 순간 외곽이 열렸고, 다시 패스가 빠져나가면 이를 쫓아가지 못했다.
더 뼈아픈 것은 일본이 낯선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마줄스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이번 평가전까지 일본과 벌써 네 차례 맞붙었다. 그런데도 상대가 가장 잘하는 공격을 제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마줄스 감독도 경기 후 "가와무라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오픈 찬스를 허용했다"라는 취지로 패인을 설명했다. 감독 역시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더 큰 의문이 남는다. 왜 경기 도중 그것을 수정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이는 이번 일본전에서 처음 나온 문제가 아니다. 지난 7월 3일 대만과의 국제농구연맹(FIBA) 카타르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도 한국은 최대 19점 차까지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4쿼터 들어 급격하게 흔들렸다. 결국 동점을 허용해 연장으로 끌려갔고 80-82로 역전패했다.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가는 동안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마줄스 감독 부임 이후 기록을 차례로 늘어놓으면 문제는 더 분명해진다. 2월 대만 원정에서 65-77로 패했고, 3월 1일 일본에 72-78로 졌다. 7월 대만전에서도 80-82로 무너지며 부임 후 3연패에 빠졌다. 이후 일본을 81-79로 꺾으며 가까스로 첫 승을 신고했지만 이번 도쿄 원정에서 다시 2연패했다. 6경기 성적은 1승 5패다.
결과보다 걱정스러운 건 여전히 '마줄스 농구'가 무엇인지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전 대표팀에서 빠른 공수 전환과 과감한 외곽 공격으로 재미를 봤다. 특히 이정현, 이현중과 같은 슈터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3점 농구는 한국이 아시아 강호를 상대할 때 체격 차를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였다. 하지만 마줄스 체제에서는 공격 속도가 떨어지고 세트 오펜스가 정체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하나의 공격으로 연결하는 모습도 부족하다. 볼이 한쪽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패스 이후 움직임이 사라지면서 결국 개인 능력에 의존한 어려운 공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현대 농구에서 중요한 빠른 의사결정과 공간 창출보다는 정해진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상대 수비를 흔들기가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줄스호의 유일한 승리였던 지난 7월 일본전에서는 최준용의 개인 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은 한때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끌려갔지만 최준용이 후반에 공격을 주도하며 흐름을 바꿨고 결국 81-79로 이겼다. 최준용은 후반에만 16점을 몰아넣었다. 감독의 준비된 공격 패턴보다는 한 선수의 폭발력이 승부를 바꾼 경기였다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마줄스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와 전력 공백을 이야기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현중, 이정현, 최준용, 송교창, 안영준, 하윤기 등이 정상적으로 합류한다면 대표팀의 전력은 당연히 지금보다 올라간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좋은 선수가 돌아와서 대표팀이 강해지는 것과 감독의 전술을 통해 대표팀이 강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돌아오면 달라진다는 기대가 아니라 현재 가진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간도 많지 않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는 9월 10일 시작한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상대하고 13일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다시 만난다. 16일 8강, 18일 4강을 거쳐 20일 결승전이 예정돼 있다.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한국에 29점 차 패배를 안긴 일본과 다시 싸워야 한다.
그전에 반전의 기회는 있다. 한국은 오는 27일 레바논,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고 이후 필리핀과 평가전도 예정돼 있다. 이제 이 경기들은 단순한 실험 무대가 아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사용할 공격과 수비의 틀을 완성하고, 경기 도중 상대가 변화를 줬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답을 내놓아야 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시험대다.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마줄스 감독을 선임하면서 바라본 곳은 눈앞의 몇 경기만이 아니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7 FIBA 월드컵, 나아가 올림픽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변화가 외국인 감독 선임의 이유였다. 실제로 마줄스 감독 선임 이후 협회와 대표팀은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에서의 성과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실패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새로운 철학이 자리 잡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맞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에게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6경기를 치렀고 성적은 1승 5패다. 최대 19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일본을 상대로 이틀 연속 한일전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다시 썼다. 무엇보다 공격과 수비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변화다. 마줄스 감독이 남은 기간 자신이 그리고 있는 농구가 무엇인지 코트 위에서 증명하지 못한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커녕 당장 아시아 정상권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조차 쉽지 않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