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UEFA는 31일 FIFA의 월드컵 지분 민간 매각 추진시 월드컵 등 모든 FIFA 대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 UEFA와 CONCACAF·AFC 등은 비밀 추진, 절차 결여, 축구의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FFE 설립과 지분 매각을 강하게 비판했다.
- 유럽 등 주요 축구 강국이 실제 불참할 경우 FIFA 대회 경쟁력과 상업 가치가 급락할 수 있어 9월 회원국 표결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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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민간 투자 추진 계획을 둘러싼 갈등이 세계 축구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FIFA가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넘기는 계획을 강행할 경우 월드컵을 비롯한 모든 FIFA 주관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UEFA는 31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UEFA와 55개 회원 협회는 월드컵과 기타 FIFA 대회의 소유권 지분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이전하려는 제안을 만장일치로 단호하게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제안이 전면 철회되고 FIFA가 향후 거버넌스나 대회 운영권을 민간 소유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면 UEFA 소속 국가대표팀은 FIFA가 주관하는 어떤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UEFA는 월드컵의 공공성을 거듭 강조했다. 성명에서 "월드컵은 전 세계 선수와 국가대표팀, 팬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함께 만들어온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산 가운데 하나"라며 "투자 상품으로 취급돼서는 안 되며 어떤 부분도 민간 투자자에게 넘겨질 수 없다. 월드컵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추진하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계획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과 클럽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요 대회의 상업 운영을 담당할 자회사를 신설한 뒤, 기업가치를 약 200억 달러로 평가받는 이 회사의 일부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IFA는 과반 지분과 경기 규정, 일정 등 핵심 행정 권한은 유지하지만 상업 부문에는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FIFA는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에 오는 9월 19일까지 계획을 지지할 경우 협회당 4000만 달러(약 580억원)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전달했다. 계획이 통과되려면 회원국 과반인 106표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UEFA는 물론 다른 대륙 연맹들도 추진 과정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UEFA는 "이처럼 축구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안이 비밀리에 준비됐고, 축구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과 의미 있는 협의조차 없이 승인 직전까지 추진된 것은 무책임하며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을 직접 겨냥해 "이는 단순한 리더십의 실패가 아니라 FIFA가 세계 축구의 관리자로서 져야 할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UEFA는 민간 자본이 FIFA 대회에 들어올 경우 축구의 본질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UEFA는 "외부 투자자가 FIFA 대회의 지분을 확보하는 순간 축구는 영원히 달라진다"라며 "상업적 수익 창출은 영구적인 의무가 되고, 투자자의 기대는 FIFA의 의사결정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게 된다. 결국 회원 협회와 리그, 클럽, 팬보다 투자자의 이익이 우선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전 세계 축구협회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회가 돌이킬 수 없이 민간 소유 구조로 넘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하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라며 "이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라 협박에 의한 통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 외 지역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은 41개 회원국 회의를 통해 인판티노 회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다만 UEFA처럼 월드컵 보이콧까지 선언하지는 않았다.
CONCACAF는 "적법한 절차의 부재와 지나치게 짧은 의사결정 기한, 거버넌스 기구의 충분한 검토와 승인 과정이 생략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축구계에는 무엇보다 투명성과 적절한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칼리파 AFC 회장은 회원국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륙별 연맹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이 제안이 성공할 수 없다"라며 "FIFA가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고, 재무·법률·거버넌스 분석 자료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방적인 추진 방식은 연대와 협력, 투명성이라는 국제 축구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 UEFA의 보이콧 선언은 FIFA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UEFA는 유럽 55개 회원국을 거느린 세계 최대 축구 연맹이며, 남녀 세계랭킹 상위권 국가 대부분이 유럽에 속해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국 가운데 우승국 스페인을 포함해 6개국이 UEFA 소속이었을 만큼 국제 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여기에 UEFA와 CONCACAF 회원국을 합치면 96개국에 달해 FIFA 회원국 과반 확보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유럽 국가들이 실제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 클럽월드컵 등 FIFA 주관 대회에 불참한다면 대회의 경쟁력과 흥행, 상업적 가치 모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판티노 회장의 구상이 세계 축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국제 축구를 둘로 갈라놓는 사상 최대의 갈등으로 이어질지는 오는 9월 FIFA 회원국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