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전세 품귀 속 서울서 임차인 면접이 확산했다
- 세입자에 소득·신용·재직 증빙을 요구했다
- 공급 부족과 대출 규제가 확산 배경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월세 매물 14.4% 감소
취업 뺨치는 서류 심사에
20대 68%·30대 67.9% 주택 구입 희망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서울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다 집주인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받았다. 종이에는 입주 희망자가 준비해야 할 서류와 면접 절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급여명세서와 근무 회사 소개자료, 지방세·국세 완납증명서, 신용점수 확인서를 제출해야 했다. 신용점수가 900점 이하면 계약할 수 없다는 조건까지 붙었다. 임차인 간 경쟁이 붙으면 화장실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 집 구하러 갔다가 입주 면접…2030 "차라리 집 산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세 품귀가 심해지면서 임대인이 계약 전에 임차인의 소득과 신용도, 거주 형태를 확인하는 '임차인 면접'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3.83% 상승했다. 평균 전세가격은 6억9871만원이다. 프롭테크 업체 '아실' 집계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1일 2만3060건에서 이날 2만772건으로 9.9%(2288건) 줄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4만4424건에서 3만8050건으로 14.4%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월세로 밀려나는 수요 또한 늘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9.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1%보다 6.7%포인트(p) 높아졌다. 월 100만원 이상 계약 비중도 39.7%에서 41.6%로 1.9%p 상승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인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 중에선 월세가 48.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자가 23.8%, 전세 23.4%로 2024년 대비 전세 비율이 6.6%p 감소했다. 반면 월세와 자가는 각각 3.7%p, 2%p씩 늘었다.
전월세로 거주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무주택 1인가구의 주택 구입 의향은 61%로 2024년 대비 5.1%p 높아졌다. 20~30대 10명 중 6명이 '집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 "임대인도 정보 필요"…해외선 소득·신용 검증 보편화
입주 면접에 대체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세입자들과 달리 임대인들은 월세 미납이나 주택 훼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악성 임차인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한 임차인 면접제 도입'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청원인은 "깜깜이 임대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전과자나 신용불량자의 입주 여부조차 알기 어렵다"며 면접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임차인은 계약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인 정보조회 제도를 통해 집주인의 전세보증 가입 이력과 보증 제한 여부, 최근 3년간 대위변제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임대인이 임차인의 소득 수준이나 임차료 납부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장치는 사실상 마련돼 있지 않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임차인이 보증금의 안전한 반환을 위해 임대인과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것처럼 임대인도 임차료 미납이나 임대주택의 원만한 유지를 위한 정보가 중요하다"며 "전세가 줄고 월세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임대료 납입 안정성에 영향을 받는 계약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임차인의 소득과 지급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가 보편화된 곳이 적지 않다. 프랑스에서는 통상 월세의 3배 이상 소득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하고 미국에서는 신용점수와 범죄기록, 이전 집주인의 추천서를 확인한다. 독일에서는 개인정보와 재정 상태를 담은 문서를 제출한 뒤 면담을 거쳐 세입자를 정하며 일본에서도 보증회사 심사와 재직·소득 증빙을 요구한다.
◆ 세입자 검증 앱까지 등장…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
국내에서도 임차인 면접 자체가 곧바로 불법은 아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임차인이 월세나 관리비를 안정적으로 낼 경제적 자력이 부족하면 애초에 집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임대인 입장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다"며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도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일정한 허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간 시장에서는 임차인 검증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이실장 안심월세'를 이용하면 집주인은 임차인의 월세 지불 안정성을 점수로 확인할 수 있다. 흡연 여부와 반려견 동반 여부, 동거인과 보유 차량 등 주거 조건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사전에 포기하게 한 각서까지 모두 유효한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법적·개인정보 공개, 임차인을 선별하려는 시도가 차별로 이어질 수 있고, 과도한 정보 요구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며 "시장 반응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임차인 면접 확산의 근본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지목한다.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1만가구로 2025년 28만가구보다 약 25% 줄어든다. 수도권 입주물량도 평년 15만~20만가구 수준에서 올해 11만가구로 감소한다. 대출 규제로 기존 주택 소유자의 갈아타기까지 어려워지면서 매매와 임대 매물이 함께 잠겼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신축 입주가 줄고 전방위 대출 규제로 기존 매물이 잠기는 현상이 가중되면 거래회전율이 떨어지면서 전월세 시장도 큰 영향을 받는다"며 "매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무주택 수요층은 교통이나 교육 선호 지역에서 높은 주거비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