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방부는 2030년대 중반 첫 핵잠 진수를 추진했지만 승조원·정비·안전 인력 교육기반 설계는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 정성장 부소장은 프랑스 모델을 참고해 진해 해군사관학교를 해군원자력교육센터로 전환하고 원자력·잠수함 전문 인력을 단계적으로 양성하자고 제안했다.
- 그는 한미 협력 한계를 감안해 브라질·프랑스 합작 사례처럼 프랑스와 교육·비원자력 분야를 협력하고, 진해를 '장보고 N사업' 인력기지로 만드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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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통합·'장보고 N'·핵잠 인력 교육…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진해 해사, 장교 양성지에서 핵추진잠수함 인력 허브로"
"실제 육상 원자로 실습은 별도 거점 분산해야"
"유휴시설 재활용 넘어 '장보고 N' 첫 국가전략 투자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는 지난 5월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저농축우라늄(LEU)을 연료로 쓰는 '장보고 N사업'을 공식화하고, 2030년대 중반 첫 핵추진잠수함을 진수하겠다고 밝혔다.
설계·건조뿐 아니라 운용·정비·폐기까지 국내가 책임지는 국가전략사업으로 규정했지만, 핵잠을 실제로 운용할 승조원과 정비·안전 인력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키울지에 대한 교육기반 설계는 아직 얼개조차 잡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세우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진해 해군사관학교와 청주 공군사관학교 일부 시설을 군별 전문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문에는 기존 사관학교 부지 활용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고, 진해 지역에선 해군사관학교가 지역 상징이자 경제 기반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기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모델을 본딴 '진해 원자력교육센터' 구상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1일 세종연구소 '세종포커스' 기고문에서, "국군사관학교 통합과 '장보고 N사업'을 별개 정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핵추진잠수함 인력 양성 기반을 함께 만드는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으로 장교 양성의 본거지를 통합한 뒤, 진해 해군사관학교의 강의실·연구실·생활관·도서관·체육시설 등 기존 교육·생활 인프라를 '한국형 해군원자력교육센터'가 활용하면, 새 부지 확보와 생활·지원시설 신축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부소장은 진해 일대에 해군사관학교와 잠수함사령부, 해군교육사령부 진해교육원 등 교육·작전·정비 조직이 이미 모여 있다는 점을 들면서 "학교교육과 실제 함정 운용을 연결하는 데 최적의 입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모의훈련장치 운용을 위한 전력·냉각 설비, 군사기밀을 다룰 보안구역 조성, 지진·화재에 대한 내구성을 사전에 점검해, 기존 건물 보수와 신축을 어떻게 조합할지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정성장 부소장은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정치학 석·박사를 받은 북한·외교안보와 프랑스 군사문제 전문가다. 세종연구소에서 남북한관계연구실장과 수석연구위원, 한반도전략센터 부소장을 역임하며 북핵·남북관계와 더불어 프랑스 군사·원자력 정책을 집중 연구해 왔다.
정 부소장은 기고문에서 프랑스 군사원자력응용학교(EAMEA, 에메아)와 잠수함·핵추진함정 운용훈련학교(ENSM‑BPN)의 역할 분담을 한국형 모델의 참고 사례로 소개했다. 프랑스는 1956년 파리에 '원자력학교'를 세운 뒤 1958년 잠수함 건조 중심지 셰르부르로 옮겨, 1971년 첫 전략핵잠수함 취역 15년 전부터 승조원과 기술인력을 양성해 왔다. 지금도 매년 약 1000명을 50개 과정에서 교육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진해를 '해군 원자력 교육 허브'로 만드는 단계별 설계 = 정 부소장은 한국도 이와 비슷하게 '거점'을 나눠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해 본원에는 원자력 이론과 방사선 안전, 잠수함 추진기관·전기공급체계 모의훈련, 팀 훈련, 교관 양성, 자격 부여·재검증 기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육상 원자로 실습은 원자력 안전·군사보안 기준을 충족하는 별도 거점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해군은 잠수함 종류별 승조원 교육과 실제 정비·점검, 운용 현장에서 나온 경험을 교육 내용에 다시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대학·연구기관·방산업체는 기초공학과 원자로 설계·안전 연구를 담당하고, 잠수함 운용을 연습하는 시뮬레이터와 각종 교육장비를 함께 개발하는 거점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정 부소장은 진해에 들어설 교육기관의 공식 명칭은 '한국형 해군핵교육훈련센터' 또는 '해군원자력교육원'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에메아(EAMEA)는 핵무기 운용지원까지 맡는 기관이어서, '한국형 에메아'라는 이름을 쓰면 핵무기 교육기관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기에, 우리 입장에선 에메아를 어디까지나 교육체계 설계의 참고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센터는 잠수함 승조원만 가르치는 작은 학교가 아니라, 국방부와 해군, 방위사업청, 원자력·국방 연구기관, 원자력 안전을 맡는 기관, 대학, 조선·원자력 기업까지 함께 참여해 운영하는 종합 교육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교육을 맡는 조직과 안전을 감독하는 조직을 분리해서, 일정이 바쁘거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육 기준과 안전 기준을 낮추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 분야별로 자격을 처음 부여하고 정기적으로 다시 검증하며, 현직자 재교육을 상시로 돌리고, 실제 사고·고장·정비 사례를 교재에 계속 반영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브라질과 프랑스 합작 모형이 주는 교훈 = 한미 협력과 더불어 프랑스와의 협력은 '대체'가 아니라 '보완'으로 설정된다. 미국이 가진 엄격한 안전·자격체계와 단계별 교육·재검증 경험을 참고하면서, 프랑스가 축적한 저농축우라늄 원자로 운용, 방사선 보호, 정기 연료관리, 정비 교육 경험을 받아들여 한국형 교육·자격제도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기자의 견해를 덧붙이면, 최근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후속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향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국이 핵잠 건조를 정치·외교적으로 승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실제 설계·건조·교육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술·인력 협력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최근 브라질이 프랑스와 추진 중인 핵잠 협력 모델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브라질은 '프로수브(PROSUB)' 사업을 통해 프랑스에서 스코르펜급(배수량 2000t) 재래식 잠수함 4척과 조선소·기지 건설, 각종 비(非)원자력 시스템 설계·건조 기술을 지원받았다.
브라질은 프랑스의 적극적 지원으로 6000t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알바로 알베르투(SN Álvaro Alberto)'의 원자로와 핵추진 플랜트를 자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는 선체와 일반 함체 시스템에 협력하지만, 원자로 설계·핵물질·핵추진 플랜트 핵심기술은 브라질이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건조가 진행 중이다.
미국이 정치·외교적으로 핵잠 건조를 승인했지만 연료·기술 협력이 지연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도 브라질처럼 프랑스와 협력해 재래식 잠수함·조선 인프라·교육체계 설계에서 도움을 받고, 핵추진 원자로와 핵심 인력·교육체계는 국내에서 단계적으로 자립하는 방식을 냉정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진해 해사를 '장보고 N 인력기지'로 만드는 3단계 로드맵 = 정 부소장은 단계별 로드맵도 제시했다. 2026~2028년에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조직과 '장보고 N사업' 추진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정부 합동 기획조직·공동실무단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 실무단에서 진해 해군사관학교 시설 전수조사와 인력·기능 분담을 설계하고, 한불 교육훈련 양해각서(MOU) 체결과 프랑스 원자력공학 전문과정(Génie Atomique, GA) 시범 파견을 추진하는 1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9~2033년에는 진해 본원에 모의훈련장치와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부사관 학위 연계 과정을 마련한다. 이어 기존 교육·생활시설을 개보수하는 2단계를 진행하고, 2034년 이후에는 1번함 원자로 최초 임계(臨界)와 해상 시운전 이전까지 운전과 안전 자격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그래야 초대 승조원 팀 자격을 확보하는 3단계를 통해 국내 양성체계를 본격 가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성장 부소장은 "함정을 건조하는 사업은 언젠가 끝나지만 사람을 키우고 자격을 유지하는 사업은 잠수함이 운용되는 동안 계속된다"면서 "진해 해군사관학교 기능 재편을 해군 전문성 해체가 아닌 고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해 캠퍼스를 해군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잠수함·해군원자력·해양안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거점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사관학교 통합은 단순 '유휴시설 재활용'이 아니라, '장보고 N사업'을 계획에서 현실로 전환하는 첫 번째 국가전략 투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