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2일 상관모욕죄 공연성 기준을 바꿨다
- 단순 다수 인식 가능성만으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 A씨 유죄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공연성' 의미와 관련해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26년 만에 종전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혐의로 기소된 상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이송했다.

A씨는 기지로 입항 중 함정 조타실에서 상관인 대위 B씨에게 기관권고를 했음에도 B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하사 등 3명이 듣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집어 던져 공연히 상관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피고인이 훈련 중 다른 부대원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지휘관에 대한 부적절한 평가를 한 것으로 상관모욕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같은 하급심 판결은 상관모욕죄의 공연성과 관련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종전 대법원 판례(1999년 11월 12일 선고)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상관모욕죄의 공연성과 관련한 이전 판례를 변경하면서, A씨의 혐의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종전 대법원 판례에 대해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연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상관을 모욕한 행위가 공연히 이뤄진 경우 행위자들을 형법 제311조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적절한 징계처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A씨는 상관에 대한 불만이나 화난 감정을 충동적, 단발적으로 내뱉거나 헤드셋을 집어 던져 표현했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군인 3명은 A씨의 옆에서 각자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우연히 피고인의 발언을 듣거나 피고인의 행동을 목격하였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다만 천대엽·오석준·엄상필·신숙희·박영재 대법관은 이같은 다수 판단에 대해 별개 의견을 냈다. 이들은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취지에 뜻을 같이하지만,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함에 있어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수의견에 의하면 모욕의 내용이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해도 그 방법이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이르지 않으면 군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부하인 군인이 업무 수행 중 다수의 군인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성 상관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음란하게 표현하는 경우 등과 같이 군형법을 통해 규율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큰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공연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형법을 적용할 수 없게 된다면 군형법이 추구하는 입법취지의 달성이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