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KT가 29일 최근 경기에서 불펜 난조로 끝내 역전을 허용하며 잇따라 패배했다.
- 올 시즌 KT 불펜 평균자책점은 5.21로 리그 하위권이며 박영현만 정상급 성적을 유지하고 나머지 필승조가 줄줄이 부진했다.
- 손동현·스기모토·한승혁·이상동의 반등이나 새로운 셋업맨 발굴 등으로 박영현에게 집중된 불펜 구조를 바꾸는 것이 KT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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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핌] 남정훈 기자 = KT 위즈의 최근 패배에 공통점이 있다. 경기 후반까지만 해도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하고 타선도 리드를 만들어줬지만, 불펜이 버티지 못하면서 다 잡았던 승리를 허무하게 내준다.
지난 21일 수원 KIA전이 대표적이다. KT는 6회까지 5-2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7회, 8회에만 무려 9실점을 허용하며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는 7회초까지 1-0으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상동이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는 동안 7실점하며 순식간에 경기가 뒤집혔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KT는 8회초까지 3-2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셋업맨 역할을 맡은 한승혁이 0.2이닝 동안 2실점하며 또다시 역전패를 허용했다.
28일 경기 역시 다르지 않았다. 7회초 4-5까지 따라붙으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이상동과 스기모토가 연달아 실점하며 추격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최근 KT의 패배는 하나의 공식처럼 흘러가고 있다. 선발이 버틴다. 타선이 리드를 만든다. 그리고 불펜이 무너진다. 올 시즌 KT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실제로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KT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21로 리그 8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4.45였던 불펜 평균자책점보다 크게 상승했다. 리그 평균(4.83)보다도 높은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믿을 만한 필승조가 사실상 한 명뿐이라는 점이다. 마무리 박영현은 올 시즌 5승 무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여전히 리그 정상급 마무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앞을 책임져야 할 투수들이 줄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KT 불펜의 핵심이었던 손동현이 대표적인 사례다. 손동현은 지난해 58.2이닝을 던지며 5승, 1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이 4.11까지 상승했다.
수치만 보면 리그 평균보다 나쁘지 않지만, 경기 후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맡기는 필승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쿼터 스기모토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기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 경기를 소화하지 않았지만 KT는 일본 독립리그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보여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영입을 결정했다. 하지만 스기모토의 현재 평균자책점은 6.05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점을 하며 기대했던 셋업맨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로 한화로 떠난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한승혁 역시 지난 시즌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한화에서 71경기 64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리그 최고의 셋업맨 평가를 받았던 한승혁은 단 1시즌 만에 망가지고 말았다.
한승혁은 지난 시즌보다 구위와 제구가 모두 흔들리며 평균자책점 6.68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으며 특히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무려 1.89로 주자를 너무 쉽게 내보내다 보니 경기 흐름까지 함께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6월 초 합류한 이상동도 처음에는 희망이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49로 새로운 필승조로 합류한 그는 6월 25일까지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무너졌던 불펜을 지탱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틀 사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6일과 28일 경기에서 단 0.1이닝 동안 8실점을 허용하며 평균자책점은 순식간에 7.84까지 치솟았다. 불과 며칠 만에 믿을 카드에서 가장 불안한 카드가 되고 말았다.
결국 현재 KT 필승조를 보면 박영현만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손동현, 스기모토, 한승혁, 이상동 모두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박영현 혼자서는 이 불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박영현은 이미 올 시즌 아웃카운트 4개 이상을 책임진 멀티이닝 등판을 10차례나 기록했다. 리그 최다다.
원래 이 역할은 셋업맨이나 롱릴리프가 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KT에서는 마무리 투수가 8회부터 등판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이강철 감독이 7~8회를 믿고 맡길 투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3일 수원 NC전은 KT 불펜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준 경기였다. 7-2로 앞선 8회 한승혁이 흔들렸지만 벤치는 박영현을 아꼈다. 결국 7실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KT는 재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거뒀지만 과정은 결코 웃을 수 없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요즘 (박)영현이 등판을 최대한 아끼려고 한다. 무리시키지 않으려는 판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박영현을 빨리 올리면 과부하가 걱정된다. 반대로 아끼면 7~8회를 버티지 못한다. 현재 KT가 빠져 있는 딜레마다.
패전조인 주권과 우규민도 힘을 보태고 있지만, 완벽한 해답은 아니다. 두 투수 모두 3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자를 꾸준히 내보내는 등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이 적지 않다. 결국 경기 후반 한 이닝을 깔끔하게 지워주는 불펜 투수의 부재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KT는 선발진만 놓고 보면 충분히 상위권 경쟁이 가능한 전력이다. 최근에는 로건 앨런까지 성공적으로 합류하며 선발 운영에도 숨통이 트였다. 타선 역시 최원준과 김현수, 안현민, 힐리어드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선발이 잘 던지고 타선이 점수를 뽑아도 마지막 세 이닝을 지키지 못한다면 승리는 의미가 없다. 최근 KIA전과 삼성 3연전이 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결국 KT가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하나다. 박영현에게만 의존하는 현재의 불펜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손동현의 반등이든, 스기모토와 한승혁의 부활이든, 새로운 셋업맨의 등장이라도 있어야 한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7회와 8회 마운드가 계속 흔들린다면, KT는 승부처마다 같은 패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