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박정인 교수가 최근 금융 AI 발전의 데이터 부족과 품질 문제를 지적했다.
- 분산 규제와 데이터 거래 미포착으로 책임 불명확과 사후 제재 한계를 드러냈다.
- 금융 데이터 거래소 중심 거버넌스와 일본식 협력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국내 금융 인공지능(AI) 발전이 데이터 문제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서울 핀테크 행사에서도 금융 AI의 가장 큰 한계로 데이터 부족과 품질 문제가 지목됐다.
신용평가나 이상거래 탐지와 같은 핵심 영역에서조차 충분한 학습 데이터가 확보되지 못하고, 데이터의 신뢰성 역시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AI의 성능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히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데이터를 어떻게 유통하고,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법적 구조가 부재하다는 점에 있다.
현재 금융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다양한 법률에 의해 분산적으로 규율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각 법이 보호하려는 가치인 정보주체의 보호, 신용질서의 유지, 금융거래의 공정성 등으로 각각 필요에 따라 설계되었었다는 제정 목적의 합리성을 갖는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이러한 분산 규제가 오히려 한계로 작용한다.
문제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제26조의 4가 AI 시대에 적합하지 못한 법제라는데 있다. 특히 현행 규율은 데이터의 '거래'라는 행위 자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 데이터는 한 번 수집된 이후 반복적으로 결합·가공·재이용되며, 특히 AI 학습 과정에서는 2차·3차 활용이 구조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여전히 개별 행위의 적법성 판단에 머물러 있으며, 데이터가 흐르는 전체 구조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데이터 거래 비활성화의 문제는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데 있다. 금융회사, 플랫폼, 클라우드 사업자, AI 개발자 등 다양한 주체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누가 데이터 이용을 설계하고 통제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 결과 문제 발생 시 책임은 분산되거나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된다.
다음으로 규제는 사전 예방이 아니라 사후 제재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데이터와 AI의 위험은 사후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한 번 학습된 알고리즘의 판단은 이미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조금씩 고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규율 방식 자체의 전환이다.

그 대안으로 주목할 수 있는 것이 금융 데이터 거래소 중심의 거버넌스 모델이다. 이 모델은 개별 행위가 아니라 데이터 유통 구조 전체를 규율의 대상으로 삼는다. 데이터가 거래소에 등록되는 단계에서부터 출처, 권리 상태, 이용 범위, AI 학습 가능 여부 등이 명확히 정의되고, 이후의 모든 이용은 이러한 조건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는 사후 판단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사전적으로 구조화된 규율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또한 거래소는 책임의 중심축으로 기능한다. 데이터 유통을 설계·통제하는 지점이 명확해질 경우, 책임 역시 그 구조를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이는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일본은 민간,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금융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새로운 기술 도입과 규제 방향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회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규제 형성과정 자체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데이터 문제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거버넌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산업 발전과 규제의 균형을 사후 조정이 아니라 사전 논의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일본 모델은 어디까지나 '논의의 구조'에 머무른다. 데이터의 실제 유통과 AI 학습을 통제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로까지 확장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 AI의 발전은 다시한번 디지털 금융의 신뢰성을 보여줄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기회이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일본이 보여준 협력과 투명성의 기반 위에, 데이터 흐름을 실제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더해야 한다. 즉, 협력 거버넌스에 구조적 거버넌스를 결합해야 하는 것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데이터의 흐름을 투명하게 만들고, 책임을 명확히 하며, AI 활용을 신뢰 가능한 범위 안에 두는 구조로 만들 때 AI 시대의 금융 규율은 더 이상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더 나은 구조와 책임 있는 방향을 만드는 일이다.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대상 법령입안강의를 하며, 대학에서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정보보안법, 디지털증거법, ICT트러스트공학, 일반 산업안전, 중대재해법 등을 강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해인예술법연구소, 숙명여대 초빙교수, 단국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