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에 '흔들리는 지역정계' 균열조짐 우려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부산 정치권이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환 국회의원(부산 중·영도구)으로 술렁이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 의원이 중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윤종서 전 부산 중구청장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내 기초단체장 경선구도에 균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조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과 중·영도 당협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지역공천 구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부산지역 정가에서는 조 의원이 최진봉 현 중구청장을 사실상 밀어주는 모양새로 경선구도를 조정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조 의원은 사석에서 윤 전 구청장에게 "당 사정을 고려해 이번엔 나서지 말라"는 말이 오갔다는 소문이 돌면서, 윤 전 구청장 측 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종서 전 구청장은 지난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지만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조승환 의원을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이다. 이 때문에 조 의원의 불출마 권유를 '공천개입'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일부 윤 전 구청장 지지자들은 "토사구팽 당했다"며 "차기총선에서 조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후보조정 차원을 넘는, 지역 정치구도 전반의 불공정 개입 우려로 보고 있다. 조승환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뒤 제22대 총선에서 중·영도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현재 여의도연구원장과 당협위원장을 겸하며 당내 핵심인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그의 말 한마디가 후보배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논란을 키운다.
조 의원 측은 "당의 여러 사정을 이야기했고, 윤 전 구청장이 이를 이해한 것으로 안다"며 "최종 결정은 본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공천 과정에서 당협위원장과 연구원장을 맡은 인물이 공개적으로 특정 인물의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후보자와 지지자들이 공정성에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공천은 법적절차와 공개적 기준을 전제로 하는 만큼, 사적대화 수준의 조정이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
문제의 중심엔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이 있다. 최근 '불법 주정차 단속 무마지시 의혹'이 재조명되며 공직윤리와 행정신뢰에 대한 시선이 냉랭하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2021년 5월경 최 청장이 자신의 개인차량 번호와 주차위치를 알려주며 단속을 막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초 관련 직원들은 "기억이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이후 경찰 조사에서 "청장의 전화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뉴스핌이 입수한 통화내용에도 "청장번호도 외우기 쉬운데, 전화해도 물어보라", "청장번호는 알고 있어야지"라는 말이 포함돼 직급상 상하관계를 고려할 때, 이는 사실상의 단속제외 지시로 읽힐 여지가 크다.
공직사회에서 '지시'는 반드시 문서나 명령문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상급자의 뉘앙스와 말 한마디가 하급자에게는 실질적인 행동 지침이 된다.
최진봉 청장은 "코로나로 침체한 상권을 살리기 위해 단속을 줄였고, 그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적편의와 공공행정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조승환 의원이 공천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최진봉 중구청장이 공직권력을 사적 편의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겹치면서, 부산 중구 정치권과 부산 전체의 국민의힘에 대한 공정성 및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의 품격은 그 위치의 높이가 아니라, 그 권한을 얼마나 자제하고 투명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역 민심은 "한 통의 전화 한 번에 행정이 바뀐다"는 불신으로 기울고 있다. '하소연'이나 '당사자의 해명'이라는 말로 위계적 권력 관계를 희석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시민 신뢰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조승환 의원의 후보 조정과 최진봉 중구청장의 행정권력 사용은 공정한 공천과 공정한 행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민 눈높이에서 다시 점검하게 하는 계기로 읽힌다.
부산 중구의 정치는 더 이상 '뒷방 조정'과 '위계적 지시'가 아니라, 공개적 절차와 합리적 기준 위에서 풀어가야 한다.
조승환 의원과 최진봉 중구청장 모두, 이번 논란을 개인적 방어가 아니라 지역 정치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가 향후 시선의 초점이 될 것이다.
news2349@newspim.com












